기후변화로 농산물 생산이 위축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현실화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카카오를 가공한 코코아 가격은 t(톤)당 9236달러(약 1291만원)로 1년 새 127% 올랐다. 이는 평년과 비교해 246% 높은 수준으로 이상 기후와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코코아 가격 급등에 따라 오리온은 1일부터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초코송이와 비쵸비의 가격 인상폭은 20%에 달한다.

해태제과도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리고,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과자류나 라면 제조에 주로 사용되는 팜유 가격도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톤당 1089달러, 약 152만 원으로 1년 전과 평년과 비교하면 각각 19%, 21% 높아졌다. 팜유 가격 강세는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생산량이 이상 기후 여파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커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25일 기준 아라비카 커피는 t당 7080달러(약 989만원)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6%, 117% 올랐다. 로부스타 커피는 5158달러(약 721만원)로 1년 전보다 107% 올랐다.

재룟값 상승에 따라 동서식품은 지난달 15일부로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 8월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등의 가격을 올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에 대한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가격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기업의 애로 사항을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등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