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시대 ‘춘천의 아픔’⋯뭍으로 나온 수몰민의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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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가까운 시대 ‘춘천의 아픔’⋯뭍으로 나온 수몰민의 그리움

    김진국 작가 희곡 ‘고향 가는 길’ 연극 무대로
    소양강댐 준공 50년 맞아 쓴 동명 소설 원작
    대표로 있는 시민극단 봄내 단원들이 공연

    • 입력 2024.08.07 00:00
    • 수정 2024.08.09 00:08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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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익 연출과 시민극단 봄내 단원들이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는 모습. (사진=시민극단 봄내)
    김경익 연출과 시민극단 봄내 단원들이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는 모습. (사진=시민극단 봄내)

    고향을 잃은 수몰민의 심경을 담은 연극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춘천 시민극단 봄내는 오는 23~25일 춘천 봄내극장에서 ‘고향 가는 길’을 공연한다.

    춘천시민 32명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소양강댐 준공으로 고향을 잃게 된 실향민의 아픔을 같은 지역민으로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한다.  

    ‘고향 가는 길’은 극단 대표인 김진국 작가가 지난해 쓴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 대표는 소양강댐 준공 50년을 맞아 단편소설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소설은 사진, 회화, 뉴스 아카이빙 등 다양한 장르 예술을 통해 수몰의 아픔에 공감하는 기획전 ‘연연(戀戀)-잠겨버린 그리움’에 전시됐다. 이때 소설을 본 이해규 춘천연극제 이사장이 희곡으로 각색해 무대에 올리자고 제안해 연극이라는 장르를 추가하게 됐다. 

     

    지난해 춘천미술관에서 열린 '연연-잠겨버린 그리움' 기획전에 '고향으로 가는 길'이 전시된 모습. (사진=김진국 시민극단 봄내 대표)
    지난해 춘천미술관에서 열린 '연연-잠겨버린 그리움' 기획전에 '고향으로 가는 길'이 전시된 모습. (사진=김진국 시민극단 봄내 대표)

    소설은 그림을 그리듯 회화적으로 그려냈지만 희곡은 동적이고 극적인 요소가 필요해 각색의 과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김 대표가 과거 극작가로 등단한 경험이 있고, 춘천연극제에서 진행한 희곡창작반 아카데미 과정을 거쳐 완성할 수 있었다.  

    작품은 수몰지역인 내평리에 계속 머물며 살아가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댐이 건설되지 않았다면 평범한 농부로 살았을 주인공이 고기를 잡으며 생을 연명하는 어부와 같은 인생을 산다는 설정이 독특하다. 여기에 동창회가 매개가 되어 고향을 떠난 동창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옛 터전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펼쳐진다. 김 대표는 소양강댐 준공과 수몰이 ‘가장 가까운 시대의 아픔’이라고 했다.

     

    김진국 시민극단 봄내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한승미 기자)
    김진국 시민극단 봄내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한승미 기자)

    김 대표의 희곡이 정식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첫 작품은 작가로서 객석에서 보고 싶다는 소원도 이루게 돼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희곡은 무대에 올라가야 생명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만큼 엄청난 감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작품은 지역극단과의 협업으로 아동극으로도 각색, 새로운 버전의 공연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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