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태풍⋯춘천시민 열중 일곱 “태풍에 안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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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불감증’ 태풍⋯춘천시민 열중 일곱 “태풍에 안전해”

    춘천시민 67% “태풍 안전하다”⋯안전불감증 우려
    과거 태풍 손실 이어 최근 도로 유실 등 피해 발생
    김운기 의원 “재난 안전지대 아냐, 인식 제고 필요”

    • 입력 2024.08.20 00:04
    • 수정 2024.08.20 13:06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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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호 태풍 ‘종다리’의 한반도 북상으로 20일 전국이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춘천시민의 낮은 안전사고 인식이 태풍 피해를 대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지역에서 호우 관련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철저한 태풍 대비가 요구된다. 

    춘천시민 10명 중 7명이 춘천이 태풍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춘천시가 지난해 1100가구, 13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조사’에 따르면 시민 67.2%가 춘천이 태풍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태풍이 ‘불안하다’는 반응은 6.1%에 불과했다.

    반면 폭염과 한파가 ‘불안하다’는 의견은 각각 27.0%와 21.6%로 집계됐다. 태풍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재난(태풍, 홍수, 호우, 강풍, 대설, 한파, 폭염, 지진) 가운데 시민들의 안전 인식이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태풍에 대한 안전불감증이 우려되는 조사 결과다. 

    실제 시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민 장모(48·후평동)씨는 “지난달 호우 때 다른 지역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많았는데 태풍 피해가 크지 않은 지역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비가 많이 와도 춘천에 살아서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통계와 사례들은 춘천이 태풍 등 재해의 안전지대가 아니라 취약지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춘천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재해로 발생한 피해액은 총 300억원이다. 2013년 집중 호우와 태풍 ‘산바’로 인한 피해액이 242억2100만원이었으며, 2020년에는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으로 53억4900만원의 손해액이 발생했다.

     

    지난달 18일 집중호우로 인해 춘천시 사북면 오월리 피암터널 인근에 도로 침하가 발생한 모습.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지난달 18일 집중호우로 인해 춘천시 사북면 오월리 피암터널 인근에 도로 침하가 발생한 모습.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올해도 호우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달 18일 집중호우(173.2㎜)로 국도 5호선 춘천댐~지촌삼거리 구간 도로가 유실돼 긴급 복구 공사가 진행됐다. 이튿날에는 서면 덕두원리 403번 지방도 피암터널 인근 도로에서 20여t의 낙석 사고가 발생했다. 

    시내 곳곳에 방치된 빈집들도 태풍, 호우에 따른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춘천지역 빈집은 673채로 홍천에 이어 도내 두 번째로 많다. 경남, 부산 등의 지자체는 빈집을 재난의 위험 요소 보고 태풍 피해 방지를 위해 이를 철거하는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김운기 춘천시의원은 “춘천은 의암호 사고와 같은 인재가 발생하는 등 재난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다”며 “안전에 대한 시민 인식 제고와 안전불감증에 따른 인재 발생 방지를 위한 시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다가오는 태풍과 자연재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 내륙에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특히 남부와 중부지방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풍의 예상 경로는 20일 오후 서귀포 남쪽 해상을 지나 21일 춘천 남남서쪽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재난 매뉴얼에 따라 급경사지, 유실 위험 구역 등을 지정해 대비하고 있으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신속히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빈집 방치도 재난 위험 사전 대비를 위해 각 읍면동장에게 예찰 활동을 지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승미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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