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지역에서 불경기 속에서도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가계 경제가 팍팍해지자 생계를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하지 않던 사람들이 고용시장으로 편입되면서 일자리는 부족해지고 실업률도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춘천지역 취업자 수는 16만2000명으로 1년 전(15만8000명) 대비 4000명(2.5%) 증가했다. 15세 이상 인구는 25만5000명으로 변함없지만, 경제활동인구(취업자와 실업자의 합계)가 같은 기간 16만1000명에서 16만5000명으로 4000명 증가했다. 반대로 비경제활동인구는 9만4000명에서 9만명으로 줄었다.
춘천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 일하지 않던 비경제활동인구가 경제활동인구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직 의사가 없던 사람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연령대 별로 15~29세, 30~49세, 50세 이상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로, 구직 의사가 아예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반면 경제활동인구는 실제 수입이 있는 취업자와 현재는 직업이 없지만, 구직 활동을 한 실업자를 포함한 개념이다.
이에 따라 고용률은 2023년 하반기 61.9%에서 지난해 63.3%로 증가해 언뜻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업자 역시 3000명에서 4000명으로 늘어나는 등 실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은 더 많아졌다.

물가 상승, 금융 비용 부담으로 가계 사정이 팍팍해지자, 추가 소득을 원하는 이들이 고용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 규모는 그대로인데, 구직자가 늘면서 파트타임 ‘쪼개기 고용’이 만연해졌다.
강원지역을 대상으로 한 취업 시간대별 조사에서, 일주일에 1~17시간 일하는 초단기 취업자는 지난달 9만1000명으로 1년 전(8만3000명) 대비 9.7% 늘었다. 주 36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 일자리 증가율이 1.4%에 머무르는 것과 비교하면, 짧은 시간만 일하는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도 대부분 초단기 일자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업·건설업 등 주요업종의 고용 감소세가 지속되고,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며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구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자 수 증가를 제약하고,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므로, 정부는 민생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 및 취약계층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