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남산면에 있는 경춘선 옛 강촌역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왔다. 강촌역 광장 및 승강장 등은 보수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뜻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았다. 보수보강을 거치면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활용도를 찾지 못한다면 폐쇄나 철거 등의 가능성도 있다.
MS TODAY가 최근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강촌역 ‘광장 및 승강장’ ‘피암터널’ ‘옹벽’ 등에서 크고 작은 결함이 발견됐다. 이중 광장 및 승강장은 보수 보강이 필요하며, 보수 보강 시 사용 가능하다는 판정(D등급)을 받았다. 피암터널(B등급)은 보조부재에서, 옹벽(C)은 주요부재에서 각각 경미한 결함이 발견됐으나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판정됐다.
경춘선 강촌역은 1961년에 건축돼 약 50년 동안 사용됐다. 하지만 2010년 경춘선 신설 이후로는 기차 운행이 중단되고 ‘철도 유휴부지’ 상태로 레일파크 승강장, 피암터널 등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MS TODAY의 단독보도로 구조적 결함과 붕괴 가능성이 알려졌고, 2023년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소유자인 국가철도공단과 점유자인 강촌레일파크 사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안전을 위한 대책이 미뤄져왔다. 국가철도공단은 2024년 상반기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이번에 D 등급 판정을 받은 옛 강촌역 광장 및 승강장은 강촌역 피암터널을 받치는 하부구조다. 이전까지 이 중 일부가 주차장으로 쓰였지만 MS TODAY 단독보도로 안전 문제가 지적되자 현재는 출입금지구역으로 변경됐다. D등급은 ‘미흡’ 등급으로,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와 보강이 필요하며 사용 제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상태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강촌역 하부구조 기둥 곳곳에는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박락’ 현상이 심각했고, 콘크리트 중심을 잡는 철근도 노출된 체 상당히 부식됐다. 아치를 받치는 기둥은 아예 어긋나 있어 붕괴가 우려됐다. 홍성욱 한림성심대학교 건설도시과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태는 사실상 최저등급인 E등급이라 해도 무방한 수준”이라며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촌역은 이제 보수 보강을 거쳐 계속 사용할지 여부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랜 기간 ‘MT의 성지’로 사용됐던 역사적 의미와 시민 추억의 장소임을 고려해 활용도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D등급 판정을 받은 춘천 세월교(콧구멍다리)는 2024년 6월 철거된 바 있어 강촌역의 폐쇄나 철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마친 국가철도공단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12월 말 춘천시 등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통해 옛 강촌역 보수 및 보강, 사용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춘천시는 옛 강촌역 피암터널을 여름철 북한강 범람 시 비상도로로 활용하고 있어, 폐쇄 결정 시 대체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터널 하부도로를 성토해 높이를 올리는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