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서울로 출퇴근 가능...춘천, 인구 30만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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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기획] 서울로 출퇴근 가능...춘천, 인구 30만 시대 연다

    지난달 기준 28만2544명
    교통 요충지 인구 증가에 한 몫
    일자리 등 정주여건 개선 시급

    • 입력 2021.01.02 00:02
    • 수정 2021.03.29 16:24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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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역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역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진=최규진 기자)

    춘천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28만2544명이다. 10년 전인 2010년 26만9950명과 비교하면 1만2594명 늘었다. 큰 폭의 증가는 아니지만 같은 기간 강원도 시‧군 대부분에서 인구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춘천 인구가 증가세를 기록한 데는 교통 발달이 역할을 했다. 2009년 서울춘천고속도로가 뚫렸고 2012년에는 경춘선 ITX-청춘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접근성을 높였다. 춘천에 살고 서울에서 일하는 삶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오는 2022년에는 정부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선정된 제2경춘국도가 착공된다.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가 추진 중이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을 춘천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교통 발달로 유입 인구가 늘면서 춘천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인구 30만명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다만 청년들이 춘천에 머물 수 있도록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문화공간을 마련하는 등 정주여건 개선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2010~2020년 춘천시 인구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2010~2020년 춘천시 인구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2009년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관광객 증가 신호탄

    서울양양고속도로 민자 구간인 서울춘천고속도로는 2009년 7월 15일 개통했다. 서울시 강동구 강일동에서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까지 총연장 61.4km에 달한다. 개통 후 서울-춘천 간 통행 시간은 기존 1시간 30분에서 40분대로 단축됐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그래픽=박지영 기자)
    서울춘천고속도로. (그래픽=박지영 기자)

    서울춘천고속도로는 개통 이후 교통량이 꾸준히 늘어 매년 전년 대비 5%가량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출구 기준 하루 평균 11만9000여 대가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승용차를 이용한 수도권 진입 시간이 줄어들면서 춘천으로 전입하는 사람도 늘었다. 2008년 26만1975명이던 춘천 인구는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1년 후인 2010년 26만9950명으로 7975명 증가했다.

    관광객 유입 효과는 더 컸다. 개통 이전인 2008년까지 500만 명에 머물던 춘천 관광객은 2009년 680만 명, 2010년 737만 명, 2011명 865만 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2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012년 ITX-청춘 개통, 수도권 출퇴근 도시로

    2012년 2월 28일에는 최대 시속 180km에 달하는 준고속 열차 ‘ITX-청춘’이 개통했다. ITX-청춘은 춘천역에서 서울 외곽인 상봉역까지 기존 일반 전동차로 80분에 달하던 거리를 서울 도심인 청량리역까지 64분이면 도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단축했다.

    승용차와 달리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지 ITX-청춘은 개통 첫해부터 이용객이 몰렸다. 춘천역 하차 기준, 2012년 이용객은 55만9328명이었다. 다음 해인 2013년에는 79만5335명, 2014년에는 82만2710명을 기록했다.

    수도권으로 출퇴근하거나 등하교하려는 수요를 고려해 만든 정기승차권 이용도 급증했다. 2012년 1만3000명이던 정기승차권 이용객은 1년 만인 2013년 1만9000명으로 50% 증가했다.

    덩달아 춘천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려는 사람도 점차 많아졌다. 2011년 27만2805명이던 춘천 인구는 2013년 27만4455명, 2014년 27만5791명, 2015년 27만7997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6년에는 인구 28만 명을 넘어섰다.

    ⬛ ‘인구 30만 시대’ 기대감↑

    국토교통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달 4일 제2경춘국도 33.6km 노선을 확정했다. 춘천시는 제2경춘국도가 완공되면 수도권과 춘천을 오가는 이동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춘천에서 속초를 연결하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도 물 흐르듯이 추진 중이며 GTX-B 노선을 춘천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현실화되면 춘천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전망이다.

    교통인프라가 확충과 맞물려 춘천의 인구 30만 시대도 희망적이다. 삼천동 수변공원에서 의암호를 가로질러 삼악산 7부 능선까지 3.6km 구간에 설치되는 삼악산 로프웨이와 랜드마크로 떠오를 레고랜드가 완공되면 인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춘천 신사우동 우두택지지구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신사우동 우두택지지구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사진=박지영 기자)

    ⬛교육‧문화 인프라, 일자리는 과제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문화‧편의시설 개발은 과제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퇴계동(2835세대), 삼천동(2521세대), 온의동(2613세대) 등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됐거나 조성될 예정이지만 대중교통이나 교육기관, 문화시설 등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양강을 기준으로 북부지역인 신사우동은 더 시급하다. 우두LH2단지(979세대)가 입주를 끝냈고 우두이지더원(916세대)이 올해 12월 입주할 예정인데 인근은 허허벌판이다. 신사우동 주민 박모(35)씨는 “대형마트나 영화관을 가려면 강을 건너야 한다”고 토로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과제다. 2019년 기준 춘천에서 거주하는 25세 이상 45세 미만 인구는 7만2361명으로 10년 전인 2010년(7만9261명)과 비교하면 6900명이나 줄었다. 춘천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세준(28)씨는 “춘천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공공기관을 제외하면 마땅히 취직할 곳이 없어 결국 서울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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