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 아파트인 춘천 학곡지구 모아엘가 비스타 공사대금을 둘러싼 시행사와 시공사의 갈등이 계속되면서(본지 1월 14일자 보도) 입주민들의 피해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시작된 시공사 혜림건설의 유치권 행사는 16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지자체가 조율에 나섰지만, 수일이 지나도록 상황은 여전하다. 시공사는 단지 출입구를 막았던 중장비를 철수하고 현수막을 내렸지만, 차량 통제는 계속되고 있다. 15일 오전부터 키를 확보한 세대에 대해서는 이사를 허용했지만, 입주 잔금을 납입했음에도 열쇠를 받지 못한 세대에 대한 이사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입주민 A씨는 “계약 기간이 끝나 기존에 살던 집에서 나와야 하는데, 새 아파트에는 들어갈 수 없으니 결국 급하게 월세를 구했다”며 “이미 보증금을 다 내고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내 집’ 열쇠를 받을 수도 없고,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모아엘가 비스타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15일 오후 진행된 시행사 엠에스글로벌과 시공사 혜림건설의 협상은 결렬됐다. 앞서 이달 13일 육동한 춘천시장이 현장을 찾아 시행사와 시공사 측에 설 연휴 전까지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라고 당부했으나, 유치권 행사가 시작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춘천시가 시행사와 시공사 간 조율에 나섰지만, 양측 임원진 간 회의에서 결국 아무 결론도 내지 못했다.
육 시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공사와 시행사 간의 문제로 애꿎은 춘천시민이 피해를 보고 있기에 직접 현장을 찾아 질책했다”며 “시민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아파트 사용 승인에 대해 시에서 다시 판단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들도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계약서상 “지자체장이 민간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기 곤란한 중대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번 사태를 중대 하자로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취합해 춘천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입주민들은 단체 시위도 예고했다. 또 시행사가 입주민들의 보증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와 시행사와 시공사 간 유착 관계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구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엄태현 모아엘가 비스타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임차인의 정당한 입주를 방해하지 말고 계약에 따라 적법하게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입주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즉각 조치하라는 내용 증명을 시행사 측에 보냈다”며 “일단 당장 갈 곳이 없는 입주민에 대해서는 춘천시가 나서서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아무튼 선량한 시민들이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빠르게 해결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