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나 멀리뛰기 좋아하네?" 2억 클릭 유튜브 채널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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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나 멀리뛰기 좋아하네?" 2억 클릭 유튜브 채널 비결은

    ‘플레이어즈’ 유튜브 채널 운영자 강석원씨
    비인기 종목 운동선수 알리고자 ‘스포티스트’ 설립
    현장감 있는 선수 영상으로 구독자 30만명 달성
    10월 출시 목표로 팬덤 플랫폼 앱 개발 중

    • 입력 2022.05.02 00:01
    • 수정 2023.09.07 11:47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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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짧은 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했을까. 너무 멋지다."

    유튜브 채널 ‘플레이어즈’의 한 영상에 어느 구독자가 남긴 이 댓글은 '좋아요' 1600개를 받았다. 인기 종목 유명 스포츠 스타의 경기 장면이 아니다. 영상은 ‘여대부 멀리뛰기 선수들 날아다닌다’라는 제목으로 대학생부 여성 멀리뛰기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단순히 촬영했을 뿐이다. 그런데 조회수가 28일 현재 645만5000회를 넘었다.

     

    유튜브 채널 '플레이어즈'에 올라온 2018년 전국체육대회 멀리뛰기(여성 대학생부)영상. 당시 한국체대 소속 이현정 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며 미소짓고 있다.(사진=플레이어즈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플레이어즈'에 올라온 2018년 전국체육대회 멀리뛰기(여성 대학생부)영상. 당시 한국체대 소속 이현정 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며 미소짓고 있다.(사진=플레이어즈 유튜브 캡처)

    '플레이어즈'는 멀리뛰기, 체조, 다이빙, 수구, 역도 등 4년에 한 번 개최하는 올림픽 때나 미디어에 노출될 법한 비인기 운동 종목들의 영상이 가득하다. 하지만 채널 인기를 보면 '비인기'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현재 30만명 구독자와 2억4100만회 누적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한 유튜브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진짜 이 채널 개설하신 분 존경합니다. 비인기 종목들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잘 정리 해주셨네요”라고 했다.

    올림픽 때만 반짝 관심을 받던 선수들을 일년 내내 관심 받게 만든 인물은 전직 수영·수구 선수인 강석원(38)씨다. 유튜브 채널 플레이어즈를 운영하며 스포츠 마케팅 기업 ‘스포티스트’의 대표이기도 한 그를 춘천 동내면에 있는 회사에서 만났다. 

     

    구독자 30만명의 비인기 운동 종목 유튜브 ‘플레이어즈’를 운영하는 강석원씨. (사진=서충식 기자)
    구독자 30만명의 비인기 운동 종목 유튜브 ‘플레이어즈’를 운영하는 강석원씨. (사진=서충식 기자)

    ▶“대중의 관심은 곧 성장동력”
    유튜브 채널은 강씨가 수영·수구 선수 10년, 코치로 8년을 종사하며 겪었던 비인기 운동 종목에 대한 낮은 관심에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뛰어난 성적 혹은 국제대회가 열려야만 미디어에 노출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대중의 관심이 성장동력이다”라는 생각으로 비인기 운동 종목의 선수를 소개하는 창구를 만들고자 2017년 회사를 설립하고, 유튜브 운영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코치를 겸하며 운영했지만, 유튜브에 집중하기 위해 얼마 지나지 않아 과감히 코치직을 내려놨다.

    촬영은 비인기 종목의 대회 일정을 파악한 뒤에 선수, 감독, 협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서는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따라다니며 촬영하고, 편집을 거쳐 주 2회 업로드한다.

     

    ‘플레이어즈’ 유튜브 채널의 인기 영상들. (사진=서충식 기자)
    ‘플레이어즈’ 유튜브 채널의 인기 영상들. (사진=플레이어즈 유튜브 캡처)

    동영상들은 선수의 대회 모습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TV 예능 프로그램 같은 재미있는 기획도, 동영상 트렌드에 맞는 화려한 효과와 자막도 없다. 선수 이름과 소속, 최소한의 상황 설명 정도가 전부다. “배우는 연기할 때가 가장 멋지듯이 운동선수 역시 경기할 때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땀 흘리며 뛰는 선수’가 최고의 콘텐츠라고 생각했다”라는 강씨의 설명이다.

    계획은 적중, 현재 최고 조회수 1390만회 영상을 비롯해 조회수 100만회가 넘는 영상이 60개가 넘는다. 영상의 댓글들을 보면 “엄청난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를 보니 너무 멋있게 보인다”, “몸은 가녀린데 동작들은 엄청 파워풀하네요. 빛이 납니다”, “씨름에서 감동 먹고 기계 체조에서 감격하네” 등 응원이 가득하다.

    강씨는 “플레이어즈의 영상을 통해 주목받은 선수들이 방송까지 출연하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연락받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대부분 영상은 선수들의 경기 모습에 집중해서 촬영했다. (사진=플레이어즈 유튜브 캡처)
    대부분 영상은 선수들의 경기 모습에 집중해서 촬영했다. (사진=플레이어즈 유튜브 캡처)

    ▶다음 단계는 ‘팬덤 플랫폼’
    비인기 운동 종목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을 확인한 강씨는 현재 ‘팬덤 플랫폼 앱’을 개발하는 중이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성장을 돕기 위해 후원하고, 선수는 팬서비스로 보답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강씨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HYBE)에서 제작한 팬 커뮤니티 앱 ‘위버스’의 운동선수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올 10월 베타버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하루빨리 인식이 개선됐으면 한다”며 “스포츠계에 큰 변화를 만들어낸 인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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