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대신 망고, 귤 대신 오렌지⋯수입 과일 점령한 서민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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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 대신 망고, 귤 대신 오렌지⋯수입 과일 점령한 서민 식탁

    과일값 폭등하자 수입산 물량 늘어
    파인애플, 망고, 오렌지 등 수요 확대
    가격안정자금 투입에도 갈 길 멀어
    엥겔지수 높은 저소득층, 식습관 변화

    • 입력 2024.04.23 00:0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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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과일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다. 비싼 과일에 지갑을 닫은 소비자들도 수입 과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강원지역에서 수입한 과일류는 10만9000달러(한화 약 1억5000만원)로 지난해 같은 달(3만8000달러)보다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전국적으로도 외국산 과일 수입이 늘었다. 파인애플은 지난달에만 8686톤(t)을 수입해 지난해 3월(6002t)보다 1.5배 늘었다. 수입액으로 봐도 같은 기간 558만7000달러에서 867만8000달러로 증가했다.

    망고는 지난달 6264t(2474만달러)이 수입돼 1년 전(2927t, 1175만달러)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오렌지 역시 같은 기간 3만7377t에서 3만8028t으로 651t(1.7%) 수입량이 증가했고, 수입액은 7732만달러에서 8389만달러로 657만달러(8.5%) 늘어났다.

    과일 수입물량이 늘어난 이유는 치솟는 사과, 배, 귤 등 국산 과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수입산 과일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산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오렌지, 망고, 파인애플 등의 수요가 늘어났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산 과일 가격이 고공행진하자 오렌지, 망고, 파인애플 등의 수요가 늘어났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산 사과 가격은 수입산 오렌지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수준이다. 강원물가정보망에 따르면, 이달 3주차(4월 18일) 기준 춘천지역 사과(300g 10개) 가격은 3만9040원, 배(500g 10개)는 4만8727원에 형성됐다. 이에 반해 수입산 오렌지 200g 10개 가격은 1만6022원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다. 수입 바나나 1㎏은 3556원이다.

    김민지(33‧신사우동)씨는 “아직 신혼이라 아침마다 예쁘게 사과를 깎아 남편과 함께 아침으로 먹고 출근했는데, 요즘은 선뜻 과일을 못 사먹겠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산 청포도나 바나나 등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소비자가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부담이 크다. 소득이 낮을수록 전체 지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엥겔계수)이 높아 농식품 물가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농식품 물가가 변동했을 때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이들은 저소득계층”이라며 “할인 지원사업과 같이 소비자를 직접 지원하는 물가대책의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얇게 지원하기보다는 농식품 고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저소득 계층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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