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자국에 담배꽁초 범벅⋯남춘천역 간접흡연 피해 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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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 자국에 담배꽁초 범벅⋯남춘천역 간접흡연 피해 대책 없나

    남춘천역 출입구 뒤편, 열차 도착마다 흡연자 몰려
    계단 쪽엔 침 뱉은 자국, 담배꽁초 그대로 버려져
    시 “금연구역 아니지만 지양토록 홍보 및 계도 노력”

    • 입력 2024.04.30 00:08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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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남춘천역 1층 계단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한 시민이 남춘천역 1층 계단에서 흡연을 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춘천 남춘천역이 간접흡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연구역이지만, 단속은 불가능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니 시민들의 불편만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밤 10시쯤 남춘천역 출입구 뒤편 계단은 담배 냄새로 가득했다. 열차 도착시각에 맞춰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저마다 담배를 꺼내 흡연을 시작했다. 지하철 역사 출구에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와중에 입에 담배를 물고 내려오는 사람도 목격됐다.

    이후에도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같은 모습이 반복됐다. 흡연자들이 떠난 자리에는 침 자국과 버려진 담배꽁초로 가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곳을 지나던 김모씨는 “매번 이 시간에 춘천에 도착하는데, 몇 년째 이곳을 지날 때마다 담배 냄새에 머리가 아프다”며 “금연구역이라는 스티커도 붙었는데 당당하게 흡연하는 모습을 보면 괘씸하다”고 말했다.

    남춘천역 기둥에 흡연 금지 안내판이 붙어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남춘천역 기둥에 흡연 금지 안내판이 붙어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철도역, 공항 등 교통 관련 시설의 소유자 및 관리자는 해당 시설의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정하고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표지를 설치해야 한다.

    춘천시 보건소는 남춘천역을 포함해 춘천역, 강촌역 등 8개 지하철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남춘천역 역사 기둥에는 흡연 금지를 알리는 스티커도 곳곳에 부착돼있다.

    하지만, 단속과 처벌이 불가능하다. 국민건강증진법에서 명시한 금연구역은 지하철역의 승강장이나 대기실, 지하 보도 등으로 한정돼있기 때문이다. 흡연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역사 아래층 구역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지자체마다 조례안을 만들어 금연구역을 추가로 지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 제5조 1항에 따라 지하철역 출입구와 특화거리는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단속을 벌이고 있다.

    춘천시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공중이용시설은 청사 내 208곳 포함 1만 1592곳에 달하지만, 정작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근처는 금연구역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남춘천역 뒤편 계단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침 자국이 남아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남춘천역 뒤편 계단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침 자국이 남아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더군다나 금연구역이 아닌 1층에 붙은 ‘흡연 금지’ 안내 스티커는 흡연구역인지, 금연구역인지 흡연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역사 근처 흡연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한 흡연자는 “역이 이렇게 넓은데 이 근처가 다 안된다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거라면 흡연 부스라도 설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연지도원을 위촉하고 홍보,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흡연 부스 설치에 대해서는 “역 측에 문의를 해보긴 했으나, 설치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고 자연환기 시스템에 따른 냄새 관련 민원이 있을 수 있어 보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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