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는 공짜인데 춘천은 310만원”⋯산후조리원 가격 차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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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구는 공짜인데 춘천은 310만원”⋯산후조리원 가격 차이 왜?

    강원도내 산후조리원 가격차이 최대 170만원
    공공·민간 운영 주체, 옵션 등에 따라 천차만별
    양구, 화천 등 공공 조리원 저렴해 원정까지

    • 입력 2024.04.25 00:09
    • 수정 2024.04.25 09:31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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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구군 공공 산후조리원 내부 모습. (사진=양구 공공 산후조리원)
    양구군 공공 산후조리원 내부 모습. (사진=양구 공공 산후조리원)

     

    강원특별자치도내 산후조리원 이용가격이 최대 170만원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민간 등 운영 주체나 일반실·특실 등 방 옵션에 따라 가격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공공 산후조리원은 턱없이 부족해 ‘원정 산후조리’까지 가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전국 산후조리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원 지역에서 운영 중인 민간 산후조리원은 13곳, 공공 산후조리원은 4곳이다.

    공공 산후조리원은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다보니 이용가격(2주 기준)이 평균 180만원 수준이지만, 민간 산후조리원의 경우 일반실은 평균 247만원, 방 크기가 더 넓은 특실은 평균 289만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이용가격이 가장 비싼 민간 산후조리원은 350만원으로, 공공 산후조리원과 비교하면 17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공공 산후조리원의 경우 해당 지역 거주민은 2주간의 산후조리 비용을 전액 지원해주기 때문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 산후조리를 공짜로 이용하기도, 반대로 350만원이나 써야하는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내 산후조리원 이용가격이 최대 170만원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강원특별자치도내 산후조리원 이용가격이 최대 170만원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춘천지역은 공공 산후조리원 없이 민간에서만 3곳이 운영 중이다. 가격은 최저 260만원~최고 310만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이용 가능한 공공 산후조리원은 양구, 화천, 철원 등에만 있어 춘천 산모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원정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둘째 출산을 앞둔 춘천시민 정모씨는 “첫째 산후조리를 춘천 민간 산후조리원에서 했는데, 가격 부담을 느껴 더 알아보다 양구 공공 산후조리원을 알게 됐다”며 “시설도 비슷한데 가격은 반값이라 지역을 이동해 산후조리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역 간 이동을 마다하지 않고 산후조리원을 찾는 산모들이 많았다. 양구 공공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양구군민도 많지만 가까운 춘천이나 인제, 속초에서까지 오는 산모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한된 인원 때문에 예약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양구 공공산후조리원은 전체 8실 규모인데 양구군민을 1순위로 받고 있다. 또 다문화·다자녀 가정 산모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다보니 타지역 일반가정은 예약에 성공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처럼 공공 산후조리원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설치율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산후조리원 현황을 살펴보면 공공 산후조리원은 전국 456곳 중 20곳에 불과했다. 전체 약 4% 수준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공이 지원하는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회에서는 모든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산후조리원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저출산으로 국가의 존립 위기까지 닥친 상황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가장 우선시돼야 할 문제”라며 “부모수당 등 일회성 현금 지급보다도 보육 정책 측면으로도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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