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가 뛰어든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대상지 평가가 다가오면서 공모에 뛰어든 지방자치단체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김포, 동두천, 양주 등 경기권 경쟁지들은 유리한 접근성을 내세우는 가운데 춘천시는 빙상 본고장,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강점을 들며 승부를 펼치고 있다.
춘천시 등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이달 중순 부지선정위원회를 열고 평가 기준과 항목, 실사 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장 실사는 이달 말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공모를 시작한 지 3개월여 만에 부지 평가가 시작되는 것이다.
국제스케이트장 부지 선정은 당초 5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었으나 22대 총선에서 지자체간 과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해 잠시 미뤄졌다. 부지 평가가 이달 시작하는 만큼 최종 선정은 6월이나 상반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공모는 기존 태릉 국제스피드스케이트장이 철거되면서 추진됐다. 국내 유일 스피드스케이팅 훈련 시설인 태릉 스케이트장은 일대에서 진행되는 조선 왕릉 원형 복원 사업으로 올 연말 철거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일찌감치 스케이트장 유치 도전을 선언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송암스포츠타운 일대 6만㎡ 규모 부지를 제시하며 해당 부지가 100% 시유지라 신속한 착공이 가능하다는 점,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등 과거 빙상 본고장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유치를 위한 시민 캠페인과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서명운동의 경우 4월 30일 기준 1만6000여명이 참여했다. 시는 송암동 부지가 주변 스포츠 인프라, 시유지 활용 면에서 다른 지자체보다 뛰어나다며 자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송암 스포츠타운에 스케이트장이 들어오면 동계, 하계 국제 대회를 모두 열 수 있는 스포츠 집적 시설이 완성된다”며 “인프라 측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훨씬 앞선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경쟁 지자체들과 접근성을 놓고 비교할 때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에 용이한 수도권 지자체가 경쟁 상대에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모를 신청한 지자체는 춘천을 비롯해 강원 원주·철원과 경기 김포·동두천·양주·인천 서구 등 총 7곳이다.
이번 부지 선정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수들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꼽힌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스케이트장을 보유한 강릉시가 공모 과정에서 이탈한 것도 낮은 접근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권 지자체들은 공모 초반부터 수도권 전철 등 교통망을 강조하며 접근성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양주는 기존 태릉스케이트장과 거리(16㎞)가 가깝다는 점, 동두천은 전철역과 부지가 도보 15분 거리라는 점, 김포와 인천 서구는 공항과의 접근성을 강조했다.
시는 접근성에 있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송암 부지와 기존 태릉 스케이트장 거리는 1시간 정도로, 춘천의 접근성이 크게 뒤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며 “이미 주변 인프라에선 시가 앞서고, 스케이트장 준공 예정 시기인 2030년이면 지역에 GTX-B 등 각종 철도가 추가돼 접근성도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단점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