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자체장들은 내 지역서 산불 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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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지자체장들은 내 지역서 산불 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 가져야

    • 입력 2025.04.03 00:02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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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가 경북과 경남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등 진화 자원을 추가 투입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강원특별자치도가 경북과 경남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등 진화 자원을 추가 투입했다.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 

    경남·북을 중심으로 10여일 동안 전국 11곳에서 타오른 산불이 엊그제 가까스로 진압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명·재산 피해가 났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안도하긴 이르다. 지난 10년간 피해면적 30ha 이상 대형 산불 64건 중 22건이 4월에 발생했다. 앞으로 한 달이 지금까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이다. 80%가 산지인 강원특별자치도로서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시기다. 2005년 양양·고성 산불, 2019년 고성·속초 산불, 2023년 강릉 산불이 모두 4월에 일어났다.

    영남 산불 중 한 건은 성묘객이 봉분의 나무를 태우다, 또 한 건은 농막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가 난 것이라고 한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 산불 원인 1·2·3위가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논밭 두렁 소각이다. 여기에 담뱃불, 성묘객 실화, 어린이 불장난을 합쳐 사람의 부주의나 실수로 발생한 화재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엄청난 산불이 이런 사소한 잘못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조금만 조심하면 그만큼의 산불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과실로 산을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리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중실화만 아니라면 산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버려도 10만~20만원, 산에 불을 가지고 들어가도 10만~3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을 뿐이다. 위험성보다 벌이 너무 약하다. 아쉽지만 지금으로선 지자체와 주민들이 이런 행위를 최대한 감시하고 적발해 사고를 막는 수밖에 없다. 강원도에는 산불감시원이 2300여명,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이 1100여명 있는데 평균연령이 각각 66세, 63세다. 70대 후반 대원도 적지 않다. 보수를 차등화하든지 해서 기동력과 통신·전자기기 활용능력을 갖춘 젊은 인력을 유입할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

    영남 산불 초기 일부 지자체들은 대피령을 너무 늦게 내리거나 어디로 피할지 확실히 알려주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대피하라고 알려준 곳에 산불이 먼저 들어와 있는 예도 있었다. 현장에 온 공무원들이 뭘 할지 몰라 허둥대기만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산불 고위험 지역의 공무원이라면 평소 위기대응 매뉴얼을 반복 숙달해 급박한 상황에서 거의 기계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
    이런 일을 해야 할 사람은 지자체장들이다. 1970년대 시장·군수들은 산불이 나면 직위 해제돼 대기 발령을 받았다. 건조기가 되면 출근 전에 산부터 올라갔다. 오늘의 산림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책임 있는 지자체장이라면 선출직일망정 내 지역에서 산불이 나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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