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가 연일 화제인 가운데 드라마 속 실제 세트장 일부가 춘천에 설치돼 눈길을 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넷플릭스 시리즈다. 한국적 색채를 극대화한 작품으로 어려운 삶 속에서도 가족과 사랑을 통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인공 애순, 관식의 젊은 시절을, 문소리, 박해준이 중년의 애순, 관식을 연기한다. 총 4막으로 이루어진 드라마는 지난 28일 최종회 공개 이후 ‘용두용미’ 드라마로 호평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3막(9~12회)은 공개 직후 글로벌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촬영지와 배경인 제주, 안동 등이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 등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는 경북 안동 세트장에 주택 80여 채 등을 설치해 촬영을 진행했는데 극중 이야기가 1960년대부터 2025년까지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시대 흐름을 현실감 넘치게 담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공식적인 제작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6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세트장과 소품 등이 드라마 촬영 이후 모두 폐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드라마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그런데 최근 드라마 속 도동리 마을의 배경이 됐던 현무암 돌담 일부가 춘천 세계주류마켓으로 옮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주류마켓은 지난해 5월 경북 안동의 드라마 세트장에서 실제 촬영에 사용된 돌담을 대거 공수했다. 그리고 야외 공간 일부에 돌담을 활용한 이색 공간을 조성했다. 제주도를 연상시키는 돌담길처럼 꾸며졌으며 이를 만끽할 수 있도록 벤치 등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제주도 전통가옥의 대문 역할을 하는 정낭과 정주석을 연상시키는 돌기둥과 나무 막대기도 별도로 설치해 분위기를 더했다.

돌담 공간은 ‘폭싹 속았수다’의 오픈 세트장을 운영한 문루도 M83 영화종합촬영소 대표와의 인연으로 만들어졌다. 춘천 출신인 문 대표는 이번 작품에서 오픈 세트장 등 영상 산업 시설을 구축하고 컴퓨터 그래픽(VFX) 등을 맡았는데, 거칠고 투박한 제주도 특유의 현무암 돌담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촬영 이후 세트를 철거하던 문 대표는 드라마 콘텐츠가 훼손되는 것이 아쉬워 이를 활용할 지역 명소를 찾다가 세계주류마켓에 기증하게 됐다. 춘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탈리아 문화 체험 행사, 전시 공간 조성, 아트바자 개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온 세계주류마켓 측은 포크레인과 25톤 트럭 등을 대여해 세트장의 돌을 해체, 춘천으로 옮겼다. 드라마 흥행을 담보할 수 없고 이동에만 약 1000만원이 투입됐지만 춘천 관광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적극 나섰다.
세계주류마켓 관계자는 “드라마가 잘 되고 관광객들이 즐거워하니까 세트를 버리지 않고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춘천을 찾아오는 분들을 위한 관광 요소가 되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폭싹 속았수다’에서 관식에게 은혜를 갚는 톱스타 역할로 출연한 배우 김성령은 실제 세트로 만들어진 이 공간에서 특별한 행사를 개최한다. 김성령은 오는 5일 오전 11시부터 세계주류마켓에서 플리마켓 '성령한 세일'을 진행한다. 기부를 위한 상품을 판매하고 김 배우의 애장품을 경매하는 자리로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켜 화제를 모은 행사로 취지에 공감한 지역업체와 협력업체, 동료 연예인 등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김 배우가 올해부터 새롭게 의장을 맡은 선한영향력가게협회와 춘천시장학재단에 기부된다.
김성령 배우는 “제가 좋아하는 도시 춘천에서 2023년에 이어 프리마켓을 진행하게 됐다”며 “특히 출연작인 ‘폭싹 속았수다’의 돌담이 옮겨진 곳에서 행사를 열게 되어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 행사 준비를 하면서 살펴봤는데 돌담이 예쁘게 꾸며져 있는 것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