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시 여성 공무원 수가 남성의 수를 넘어섰지만 고위 공무원까지 승진한 여성은 여전히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8일은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유엔이 ‘세계 여성의 날’을 지정한 지 48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춘천시도 여성친화도시에 재지정되는 등 성평등 추진 행정 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 확대 등을 5대 목표로 삼고 사업을 펼쳤지만, 정작 춘천시 내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춘천시에 따르면 1월 기준(파견·휴직 포함) 시 여성 공무원은 1041명으로 전체 공무원 1903명 중 55%다. 시의 여성 공무원 비율은 지난 2015년 40%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55%를 기록했다. 여성 공무원 수가 남성의 수를 처음 추월한 것은 2021년이다. 당시 춘천시 공무원 1769명 가운데 여성이 50.08%(886명)을 기록하며 남성 비율 44.92%(883명)를 처음 넘어섰다.
춘천의 여성 공무원 비중은 전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지방인사통계 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월 기준 춘천의 여성 공무원 비율은 53.7%로 전국 평균(51.6%)을 웃돈다. 강원도(44.6%), 원주(49.7%)의 여성 공무원 비율도 훌쩍 넘어선다. 시는 여성 공무원 수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4년 평균 신규 채용 인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60%(행정 67%, 기술 52%)에 달하기 때문이다.
춘천 공직 사회에서 여성 공무원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고위 공무원까지 승진한 여성은 여전히 소수다. 고위 공무원으로 승진하기 직전인 5급(과장급)은 지난 2015년 14명에서 올해 48명까지 늘어났다. 전체 인원수를 고려한 비율도 17%에서 45%로 두 배 이상 늘어났지만 여전히 절반은 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상으로 올라서는 것은 더 힘든 상황이다. 현재 고위 공무원인 4급(국장급) 여성 공무원은 11명 중 2명에 불과하다. 10년 전 4급 여성 공무원은 전체 4급 공무원 9명 중 1명이었다.
지역 여성계 관계자는 “전체 공무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고위 여성 공무원이 2명이라는 것은 아직 ‘유리천장’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공공기관이 모범적으로 나서 여성의 대표성을 늘리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