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스토리] 춘천 어르신이 반려견 돌보는 ‘견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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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z 스토리] 춘천 어르신이 반려견 돌보는 ‘견봄사’

    강원대 청년 스타트업 ‘견으로’
    1:1 반려견 돌봄서비스 제공 플랫폼
    시니어 견봄사 양성⋯일자리 창출
    “척박한 사회에 소통 창구 만들겠다”

    • 입력 2023.08.27 00:01
    • 수정 2023.09.07 11:23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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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 돌봄서비스 플랫폼을 제공 중인 강원대 스타트업 '견으로' 방재석(가운데) 대표와 허수연(왼쪽), 김한솔씨가 본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반려견 돌봄서비스 플랫폼을 제공 중인 강원대 스타트업 '견으로' 방재석(가운데) 대표와 허수연(왼쪽), 김한솔씨가 본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견주와 반려견 모두 행복한 춘천을 만들고 싶어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가 1500만명에 달한다. 펫팸족(Pet+Family)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춘천시도 ‘반려동물 동행도시’를 표방하며 창업과 홍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강원대에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려동물 사업에 눈을 뜬 청년들이 있다. 단순 동아리 활동에서 시작했지만, 예비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난 ‘견으로’ 소속 학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견으로는 돌봄교육을 이수한 노인에게 ‘견봄사(반려견 돌봄사)’ 자격을 주고, 동시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매칭 플랫폼 서비스 사업이다.

    2021년 9월 설립 이후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그해 강원특별자치도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와 춘천시 반려동물산업 창업·영업 지원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휩쓸면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반려동물 토털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스타트업 견으로를 만났다.

     

    반려견 돌봄사인 견으로 소속 '견봄사'가 강아지 돌보고 있다. (사진=견으로)
    반려견 돌봄사인 견으로 소속 '견봄사'가 강아지 돌보고 있다. (사진=견으로)

     

    Q. 예비사회적기업 ‘견으로’를 소개해주세요.

    춘천 유일의 1:1 반려견 돌봄 플랫폼입니다. 사회공헌 문제를 발굴하는 동아리 학생들이 모여 만들어, 일자리 창출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발전했습니다.  반려견 돌봄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와 전문 돌봄 교육을 이수한 시니어(견봄사)를 연결해주는 매칭서비스가 주요 사업입니다.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이 늘어나는 현실과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 추세에 주목해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혼자 둬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니어들에게 반려견 돌봄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노인 일자리와 반려견 돌봄 문제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 회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현재 견으로 직원은 강원대 학생 6명으로 꾸려졌습니다.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 대학생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상금 100만원을 받았고, 이달 춘천시 반려동물산업 창업·영업 지원사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도 우수 창업팀에 선정돼 지원금 500만원을 받았습니다. 상금과 지원금으로 회사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또 견봄사 돌봄서비스 수수료와 춘천 반려동물 행사 부스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민간자격증인 견봄사를 취득하기 위해 모인 춘천 시니어들이 반려견 돌봄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견으로)
    민간자격증인 견봄사를 취득하기 위해 모인 춘천 시니어들이 반려견 돌봄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견으로)

     

    Q. ‘견봄사’에 대해 알려주세요.

    견봄사는 민간자격증입니다. 반려견 돌봄사를 줄인 말로 애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 반려견을 돌볼 수 있는 자격을 뜻합니다. 한국애견협회와 협력해 민간자격정보서비스(PQI)에 등재했습니다. 견봄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견주가 여행 등 다양한 이유로 집을 장기간 비우게 될 때나 바쁜 일정으로 반려견을 산책시키지 못하는 경우 돈을 받고 반려견을 돌봐주는 일을 합니다. 지난 2년간 한국애견협회 춘천지부와 협력해 견봄사 8명을 양성했습니다. 30시간에 걸친 전문 교육을 받은 뒤, 이론·실습 시험을 통과해야 견봄사가 될 수 있습니다. 1·2기 견봄사는 평균연령 50~60대인 은퇴자와 주부 등으로 구성돼있습니다. 견봄사는 매년 선발할 예정입니다. 내년 2월쯤 3기 견봄사를 양성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Q. 반려견 돌봄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돌봄서비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이며, 내달 1일부터 정식 돌봄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네이버 예약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1:1 반려견 돌봄서비스는 실내돌봄과 산책(실외)돌봄이 있습니다. 실내돌봄은 견봄사가 견주 자택에 방문해 사료 급여와 배변 정리, 실내놀이 등 홈케어를 진행합니다. 산책돌봄은 견주 자택 인근에서 목줄과 하네스, 리드줄을 사용해 안전하게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서비스입니다. 산책 과정은 모두 기록됩니다. 견주가 안심하고 반려견을 맡길 수 있도록 견봄사는 응급대처 방법까지 숙지하고 있습니다. 가격(1시간 기준)은 실내돌봄 1만5000원, 산책돌봄 1만7000원으로 다른 펫돌봄 업체보다 50% 가량 저렴합니다.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은 유기견 센터 봉사비 등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원대 스타트업 견으로 소속 학생들이 춘천 유기견센터에 방문해 봉사하고 있다. 견으로는 돌봄서비스 수익 일부를 유기견 센터 봉사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견으로)
    강원대 스타트업 견으로 소속 학생들이 춘천 유기견센터에 방문해 봉사하고 있다. 견으로는 돌봄서비스 수익 일부를 유기견 센터 봉사비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견으로)

     

    Q. 견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시범 서비스를 마친 견주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하고 있는데, 80% 이상은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견봄사들도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습니다. 견주에게 견봄사들이 돌봄서비스를 일로 생각하기보다 푸근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손자를 대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동시에 견봄사들은 강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을 느낀다고도 합니다. 한 견봄사는 사람에게 ‘인권’이 있듯이 강아지에게도 ‘견권’이 있다고까지 말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로컬 비지니스를 주도하는 열정적인 청년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견봄사를 모집할 때도 사회적 교류가 적은 시니어들을 우선 선발하고 있습니다. 사회로 나와 반려견과 견주, 그리고 같은 견봄사끼리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합니다. 나아가 반려견을 키우는 시민, 키우지 않는 시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 것입니다. 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에서 소소한 행복을 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견으로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타트업이 더 나은 애견도시 춘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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