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스토리] 진달래 성분으로 탈모샴푸 개발, 다음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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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z 스토리] 진달래 성분으로 탈모샴푸 개발, 다음 목표는?

    연구자 겸 경영인 닥터오레고닌 최선은 대표
    창업 1년 만에 팁스 선정, 10여종 제품 출시
    진달래 속 탁시폴린 성분 함유 탈모샴푸 인기
    천연물 기반 근감소 치료제 개발이 최종 목표

    • 입력 2023.07.01 00:01
    • 수정 2023.09.07 11:24
    • 기자명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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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제 머리가 휑했어요. ”

    최선은(43) 닥터오레고닌 대표가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지난해 출시한 탈모샴푸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설명하고 싶어서였다. 닥터오레고닌은 식물 속 천연성분을 바탕으로 샴푸,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인체에 유익한 제품을 만든다. 탈모샴푸도 진달래 속 탁시폴린 성분을 이용해 개발했다. 최 대표는 강원대 산림환경과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현역 연구자이기도 하다. 

    창업 1년 3개월 만에 10여종 제품 출시를 비롯해 바쁘게 달려온 결과, 닥터오레고닌은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됐다. 팁스는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정부와 민간 투자사가 함께 발굴해 지원하는 사업으로 창업한 지 1년 만에 팁스에 선정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지난달 23일 강원대 보듬관에서 만난 최 대표는 “화장품, 샴푸를 다양하게 제품으로 만들었지만 회사의 진짜 목표는 사람들을 돕는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근감소증 치료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최선은 닥터오레고닌 대표가 강원대학교 보듬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닥터오레고닌 제공)
    ​최선은 닥터오레고닌 대표가 강원대학교 보듬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닥터오레고닌 제공)

    Q. 탈모샴푸, 화장품, 홍삼식품까지 닥터오레고닌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요.

    중심은 천연물입니다. 저희 회사가 샴푸도 만들고 건강식품도 만들고 뭐 하는 회사인가 의아해할 수 있는데요, 한 마디로 하면 천연물에 기반한 R&D 플랫폼입니다. 천연물을 화장품에도, 건강기능식품에도 적용하는 거죠.

    천연물은 해양생물, 미생물 어디에나 들어있는데, 저는 식물 속 천연물을 연구합니다. 예를 들어 진달래를 가지고 세포 실험을 했더니 진달래 속 어떤 성분이 머리카락을 덜 빠지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동네 뒷산을 돌아다니며 진달래를 직접 캐기도 하고, 해당 성분을 함유해서 탈모샴푸를 만든 거죠. 

    Q. 천연성분을 함유한 제품은 이미 많은데요.

    맞습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선 좋은 성분이 있어도 많이 넣을 수가 없어요. 비용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저는 그런 면에서 조금 자유롭다고 할 수 있죠. 교원창업이다 보니 강원대에서 지원을 받고 있고, 팁스로 선정되기도 했고요. 좋은 성분을 듬뿍 넣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있으니까요.   

    Q. 창업을 결심하는 데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월남 참전용사신데 당신이 받은 고엽제 영향 때문에 막내아들이 잔병치레가 잦고 특히 피부병이 심하다고 걱정하셨어요. 매일 동트기 전 새벽녘에 산에 가서 약용식물을 채집해 돌아와 정성껏 달여서 제게 먹이시고 입욕시키셨죠. 결국 건강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었고요. 부모님께 받은 사랑에 전문지식을 녹여 나와 가족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6월 19~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제약산업 전시회(CPHI 2023)‘에서 오레고닌 직원들과 함께 왼쪽에서 두 번째가 최선은 교수 (사진=닥터오레고닌)
    지난 6월 19~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제약산업 전시회(CPHI 2023)‘에서 오레고닌 직원들과 함께 왼쪽에서 두 번째가 최선은 교수 (사진=닥터오레고닌)

    Q. 최종 목표는 치료제라고 하셨는데 어떤 치료제인가요.

    고령화에 따른 근감소를 치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근감소 치료를 위해 시중에 단백질 관련 제품이 많이 나왔는데 무작정 많이 먹으면 간과 신장을 포함해서 인체 장기 대사과정에 무리가 생겨요. 소화가 안 되기도 하고요. 저는 식물 속 천연물을 이용한 근감소증을 주제로 연구를 오래 했고, 국내에서 자생하는 수목자원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계열의 기능성 물질을 개발했습니다. 올가을 안에 동물실험을 마칠 예정이고요. 앞으로 이 후보물질에 대한 개별인정(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를 거쳐 인정받은 영업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을 받고 나면 건강기능식품도 만들고 장기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Q. 연구자이면서 경영자인데 많이 다른 영역 아닌가요.

    제 주된 관심사 중 하나는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입니다. 연구에서 끝내지 않고 현실화시키는 것이요. 이 점은 학생들에게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이론으로만 이렇다 저렇다 알려주고 싶지 않아요. 탈모 연구를 어떤 소재로 진행했고 이런 효과들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이렇게 제품을 만들었어라고 보여주는 게 가치있다고 생각해요. 연구자들이 특허를 내고도 사업화하기 어려운 이유는 실험 결과만으로 시제품을 만들고 양산화하기 쉽지 않아서예요. 저는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도 있고 제조 경험과 네트워킹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은요?

    올해 투자를 유치해서 내년 1분기 안에 근감소 치료를 위한 첫 번째 물질에 대한 임상에 들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두 번째 물질은 연말쯤 임상에 돌입해서 3년 이내 개별인정을 최소 2개 이상 받고 미국, 유럽, 캐나다,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박지연 기자 yeon7201@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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