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이대로 가면 2040년엔 678조원 ‘빚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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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이대로 가면 2040년엔 678조원 ‘빚 폭탄’
  •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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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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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건보료는 안녕하십니까] 2. 빚더미 건보 재정
건강보험 수지 –1조4000억원, 2040년 678조원 적자
건보료 낼 청년층 줄고 혜택 보는 고령인구는 급증
건강보험 보장 확대로 지출 늘었지만 관리는 미비
‘의료계 손실보상’ 명목으로 900억원 쓴 보건복지부

2028년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부터 직장인들의 건강보험료율은 사상 처음으로 7%대에 진입한다. 시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계속 오르는데 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구조적 문제와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30년 뒤, 건강보험 재정 적자 수천조원

건강보험은 매년 시민이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은 진료비를 지출하고 있다. 정부는 이렇게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내년 한해 1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7월 감사원이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수지는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2조8229억원의 흑자를 봤고, 올해도 1조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계산이다.

2020년 당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향후 40년간의 건강보험 장기재정 전망을 예측한 자료를 보면, 2026년에는 보험료율이 법정 상한인 8%에 도달하고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한다. 적립금은 2029년 전액 소진돼 2040년에는 누적 적자가 6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건강보험 체계가 현재와 같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2050년에는 2518조원, 2060년에는 576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빚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장기 재정 전망. (그래픽=박지영 기자)

▶건강보험료 낼 인구가 사라진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건강보험료를 감당할 젊은 근로자가 줄고 재정 부담을 높이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강원지역에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적용을 받는 20세 이상 60세 미만 인구, 즉 주로 부양자 입장이 되는 생산 가능 연령대의 인구는 58만8892명이다. 전년(59만2219명) 대비 3327명(0.6%) 감소한 규모다. 반면 주로 피부양자인 60세 이상 인구는 같은 기간 25만6589명에서 26만6367명으로 9778명(3.8%)이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과 비교하면 직장가입자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20~50대 인구는 31.8%(14만1970명)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60대 이상 인구는 106.7%(13만7514명) 급증했다.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부양해야 할 노년 인구가 빠르게 늘고 출산율 감소로 생산 인구의 증가세는 주춤했기 때문이다.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65세 이상 인구가 늘면서 이들이 지출하는 진료비도 크게 증가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 비율은 2020년 기준 15.4%로 2015년(12.3%) 대비 3.1%p 높아졌고, 이들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같은 기간 29만5759원에서 40만4331원으로 10만8572원(36.7%) 증가했다. 생산연령 인구는 줄어드는데 의료비 비중이 높은 고령층이 계속 늘어나니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보장 확대에 따른 지출 증가

정책적으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내용을 확대한 것도 건강보험 재정 부담 및 지출 규모가 급증한 원인이다.

보건복지부는 2003년 이후 건강보험 재정 상황이 안정되면서 2005년부터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위해 세 차례에 걸쳐 ‘건강보험 중기 보장성 강화 계획’을 실시했다. 감사원 자료를 보면, 2014~2018년에는 20조9624억원을 들여 △4대 중증질환 선별급여 △MRI 보험 적용 확대(뇌‧심장) △초음파 보험 적용 확대 △3대 비급여 해소 추진 △생애주기 필수의료 보장 △본인부담상한액 7단계 차등 등을 추진했다.

2017년에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30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했다. 2019년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 70%를 목표로 6조4000억원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춘천지사 전경. (사진=최민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춘천지사 전경. (사진=최민준 기자)

▶‘의료계 수익’까지 생각해주는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급여 항목을 확대했지만 이에 대한 지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부분도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MRI의 건강보험 급여화 과정에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MRI 급여화시 의료계가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해 손실규모 예상치에 따라 2018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 900억원의 손실보상비를 지급했다.

그러나 의료기관에서 실제 MRI 급여화로 인한 손실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들 입장에서 건강보험료로 인해 본인 부담이 줄어드니 오히려 MRI 촬영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뇌 MRI 급여화 직전인 2017년과 급여화 다음 해인 2019년 요양기관의 뇌 MRI 진료 수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비급여 진료수익은 2059억원에서 323억원으로 1736억원(80.3%) 줄었지만 급여 진료수익은 2213억원에서 7325억원으로 5112억원(231.0%) 급증했다. 

감사원은 “뇌 MRI 급여화에 의해 의료계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급여화시 결정한 손실보상이 지속돼 총 900억원의 손실보상이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급여 수가 인상으로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가중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지출관리 미비를 지적했다.

[권소담·최민준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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