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를 두고 여야 간의 갈등이 최고조인 가운데 도내 정치권에서도 정쟁이 이어졌다.
강원도의회 의원들은 16일 열린 제315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레고랜드 사태의 원인,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기홍 도의회 부의장은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강원중도개발공사(GJC) 회생 신청 시기를 두고 “강원도 재정과 세금 지키기 위해서는 그나마 더 늦기 전 최적 타이밍이고 예상치 못했던 채권시장 현실로는 불운한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의장은 현 채권시장이 금융경색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단기간 기준금리가 6배나 상승한 점을 꼽았다. 또 한국전력 채권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요 잠식도 언급했다.
이를 두고 “지난 정권의 경제정책, 에너지 정책에 관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현재 채권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김 지사를 옹호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임미선 의원은 “정치권에서는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오직 정쟁의 수단으로 강원도를 흔드는 맹비난과 억측이 난무한다”며 “강원도가 내달 15일까지 2050억원을 상환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 건설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강원도 경제의 기초 체력을 키울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6월 출범되는 강원특별자치도를 위해 18개 시·군과 강원도는 여러 현안과 방향을 고민하고 국비 확보 등 여야 가리지 않고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더는 레고랜드 사태로 강원도의 결집과 발전이 방해돼서는 안 되고 특히 정치적 이해 접근에 따라 그 사실관계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GJC의 회생 신청 계획과 부채상환계획 등이 도의회와 충분히 협의, 보고되지 않았다며 이를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윤미 의원은 “강원도는 예정에도 없고 순전히 도민의 혈세로만 2050억원의 보증 부담을 지는 ‘추경 예산안’을 도의회에 사전 승인도 없이 제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만일 회생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다시 자금조달을 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금융기관이 ‘채권시장의 신뢰 위기’를 초래한 강원도에 돈을 빌려주려고 하겠냐”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오로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경제와 신뢰를 희생시킨 사건이다. 거기에 시장경제의 무지와 무능, 아집이 만든 대참사”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GJC는 강원도가 지분 44%를 갖고 있으며 강원도의 직인이 없이는 자금 집행도 되지 않는 회사가 강원도에 협조해주지 않아 회생 신청을 했다는 것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라며 “김 지사는 책임을 인정하고 도민을 위한 현명한 해법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당 정재웅 의원도 GJC의 회생 신청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채무상환 예산편성 심의요청을 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은 “강원도는 GJC 회생 신청과 채무변제를 별건인 것처럼 진행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법률적으로도 절차적으로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도의회 정례회에 참석해 GJC의 2050억원 채무상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의 2023년도 예산안 및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섰다.
[허찬영 기자 hcy1113@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