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문화지!] 상. 추석 연휴, 집에서 즐기는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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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면 문화지!] 상. 추석 연휴, 집에서 즐기는 박물관

    문화계 새바람 온택트(Ontact) 활용하자
    시·공간을 초월한 문화와 기술의 만남
    포스트 코로나, 온라인 창구 확장 필수

    • 입력 2021.09.19 00:02
    • 수정 2021.09.29 16:17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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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문화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돌아오는 올 추석에는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되, 닷새간 이어지는 황금연휴인 만큼 일상에 치여 억눌러왔던 여가를 즐기는 이들이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이번 추석, 놓치기 아까운 공연·전시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이후 우리 일상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입학식·졸업식은 온라인으로, 면접은 화상으로, 회의는 가상세계에서 이뤄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째 이어지면서 어느새 언택트(Untact) 생활에 익숙해졌고, 모든 분야에서 비대면 전략은 핵심 경쟁력이 됐다.

    오랜 시간 보고, 느끼고, 만지는 대면 영역에 머물던 문화계까지 온택트(Ontact) 열풍이 불면서 전시·공연의 디지털 전환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생존전략으로 탄생한 온라인 문화 콘텐츠들이 공휴일이면 문을 닫던 온갖 전시회, 미술관, 박물관, 공연을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집콕 문화생활’을 가능케 했다. 멀리 떠나기 꺼려지는 요즘, 명절은 물론 365일 휴관 걱정 없는 랜선 박물관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1. 강원 문화의 집약체, 우리 고장의 역사를 한눈에
    -국립춘천박물관, 상설전 ‘강원의 선사~근세’

     

    국립춘천박물관 누리집 전시마당 카테고리에서 온라인 전시관을 클릭하면 '강원의 선사~근세' 외에도 '창령사 터 오백나한 나에게로 가는 길' '불심 깃든 쇳물, 강원 철불' 등 특별전 V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국립춘천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국립춘천박물관 누리집 전시마당 카테고리에서 온라인 전시관을 클릭하면 '강원의 선사~근세' 외에도 '창령사 터 오백나한 나에게로 가는 길' '불심 깃든 쇳물, 강원 철불' 등 특별전 V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사진=국립춘천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각 지역의 박물관은 수백 년, 수천 년의 역사를 한 공간에 모아 그 지역만의 특징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역사책에서 보던 낯익은 문화재는 아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지방 문화재가 모여 향토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의 발자국이 모여 우리 고장의 길을 트고, 터를 닦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다.

    누군가는 여행지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맛집, 명소가 아닌 그 지역의 박물관을 가라고 조언한다. 해외여행에서 유적지나 박물관을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해외여행은커녕 국내 여행도 어려운 요즘, 강원의 정취와 문화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국립춘천박물관으로 랜선 여행을 추천한다.

    국립춘천박물관 온라인 전시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고대·중세·근세까지 강원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각 유적지에서 출토한 다양한 문화재와 강원 산천 역사를 담은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현묘의 정원, 기억의 정원, 고인돌 정원 등 국립춘천박물관의 야외 정원 3곳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VR 서비스는 올해 전면 개편됐다. 상설전뿐 아니라 브랜드 전시실과 특별전도 VR 콘텐츠로 만들어 통시적으로만 제공되던 강원 역사에 공시적 콘텐츠를 보충해 더욱 풍부한 강원 일대기를 완성했다. 

    2. 애니메이션 세계로 여행 떠나볼까요?
    -춘천 명소 애니메이션박물관·토이로봇관

     

    애니메이션박물관 누리집 버츄얼 뮤지엄 카테고리에서 VR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사진=애니메이션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지난 2003년 10월 개관한 국내 유일 애니메이션 전문박물관이다. 애니메이션에 관한 자료를 발굴·수집·보관·전시·연구하는 애니메이션의 종합체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일대기부터 최신 만화 캐릭터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토이로봇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무한 상상의 세계를 열어가는 공간이자 키덜트(Kid+Adult)에게는 드론과 RC카, 아트 토이를 비롯한 옛날 장난감을 즐기고 감상하는 꿈의 놀이터다.

    애니메이션박물관 관계자는 “VR 콘텐츠로 공간을 모두 노출시키면 방문객이 줄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VR 공간을 보고 흥미를 느껴 체험하러 오는 관람객도 적지 않다”며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VR 콘텐츠는 하나의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온라인을 매개로 박물관 접근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VR 콘텐츠를 새롭게 개편하고 메타버스 놀이터를 활용한 앱 개발에도 착수한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온라인 체험을 기대해도 좋다.

    3. 마스크 벗어던지고 에드 시런과 1대1 눈맞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전시 탭에서 온라인 전시관을 클릭하면 VR 콘텐츠와 전시 테마, 콘텐츠 제작 현장을 담은 영상 등을 골라 볼 수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전시 탭에서 온라인 전시관을 클릭하면 VR 콘텐츠와 전시 테마, 콘텐츠 제작 현장을 담은 영상 등을 골라 볼 수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갈무리)

    초상화는 사진이 없던 시절부터 수만 장의 셀카가 가득한 SNS 시대까지 오랜 시간 살아남으며, 그 의미와 기능이 진화를 거듭했다. 셰익스피어부터 에드 시런까지 시대를 뛰어넘는 유명인의 얼굴을 한자리에서 마주하는 기회는 비대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시대가 공유하는 초상화의 의미를 넘어 각자만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하게 한다. 누군가의 눈을 마주 보기 어려운 요즘, 유명인과의 랜선 눈 맞춤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NPG·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과 공동으로 기획해 NPG의 대표 소장품 78점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현장 전시는 5만여 명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특별전을 360° VR 콘텐츠로 그대로 재현해 현장 전시의 여운을 잇는다. 온라인 전시에서는 줌인(Zoom In) 기능을 사용해 각 작품을 현장에서 보는 것보다 더 가까이 살펴볼 수 있다. 작품 해설과 전시 영상도 함께 제공해 충분한 감상과 이해를 돕는다.

    4. 균열에 깊이를 더해 격자에 운율을 입히다
    -국립현대미술관, 특별전 ‘정상화’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온라인 미술관 탭에서 큐레이터 전시 해설, 수어 해설, 작가와의 대화 등을 즐길 수 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갈무리)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온라인 미술관 탭에서 큐레이터 전시 해설, 수어 해설, 작가와의 대화 등을 즐길 수 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갈무리)

    정상화는 한국 단색조 추상의 대표 화가로 ‘뜯어내고 메우기’라는 독창적인 조형 방법론을 창안해 캔버스 평면 작업의 무궁한 가능성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한 그의 60여 년 화업을 다각적으로 접근한 전시 ‘정상화’는 국립현대미술관 ‘온라인 미술관’ VR 작품 감상 콘텐츠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달 26일까지 현장 관람도 동시에 진행한다.

    전시관은 전(戰)후 1세대 청년 작가로서 시대적 상실과 불안을 반영한 표현주의적 추상 작품이 소개된 ‘추상실험’, 표현주의적 추상에서 단색조 추상으로 작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던 시기를 담은 ‘단색조 추상으로의 전환’, 조형 방법론의 완성도를 높인 작품들로 기획한 ‘격자화의 완성’, 균열과 지층의 깊이로 시각과 촉감을 깨우는 작품 세계를 표현한 ‘모노크롬을 넘어서’ 등 주제 4개와 특별 주제 공간인 ‘종이와 프로타주’로 구성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 이후 여러 차례 휴관하며 지난해부터 온라인 미술관 메뉴를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SNS 등으로 제공하던 전시 투어, 작가 인터뷰, 수어 해설 등 다양한 영상 및 음성 콘텐츠를 한곳에 모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박유리 주무관은 “코로나19 이후 영상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면서 온라인 미술관 코너를 신설해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현장 상황과 관계없이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창구를 확장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집콕 문화생활' 누리집을 통해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전시 등을 명절 맞춤형 온라인 콘텐츠로 제공한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족사진관 운영 등 '온택트 명절 보내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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