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동면에 거주하는 A씨는 백신접종 안내문자를 받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앞섰다. 그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어머니에게 백신접종 일정 등에 대한 안내문자가 왔는데 뉴스에서 부작용과 관련해 좋지 않은 소식들이 많이 나와 불안하다”고 전했다.
#춘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성 간호사 B(28)씨는 1차 대상자로 백신을 접종받았다. 그러나 백신접종 6시간 후 두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약을 복용했지만 메스꺼움과 근육통, 발열 증상까지 호소했다. 1시간 정도 지켜보다가 도저히 견디기 힘들었던 그는 결국 응급실에 가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빨리 개발되면서 감염병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와 함께 효과에 대한 의심과 부작용 불안도 함께 증폭되고 있다.
백신이 혈전증을 유발한다거나 유전정보를 조작한다는 등 백신 자체에 대한 신뢰를 저하하는 이야기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MS투데이는 현재 정부, 지자체에서 수급해 접종하고 있는 해외 코로나19 백신의 원리와 종류, 부작용 등을 알아봤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모더나·화이자 백신보다 안좋다?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접종을 개시할 때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효과가 거의 없다는 논란이 일더니 이후에는 혈전증 발병 연관성까지 거론되면서 안정성 논란에도 불을 지폈다.
지난 2월 2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발표한 백신접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5.8%는 ‘순서가 오면 바로 접종하겠다’고 답했지만, 45.7%는 ‘접종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혈전증 논란이 있었던 4월19일 설문조사에서는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가 59.3%, 접종을 미루거나 맞지 않겠다고 한 응답자가 3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는 지난 2월15일 백신 접종을 개시하기에 앞서 만 65살 이상 고령층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등을 AZ백신 접종대상에서 제외했는데, 당시 누리꾼들은 “64세 이하는 괜찮다는 이야기냐?”, “국민을 실험용 쥐로 이용하려는 것이냐”, “모더나, 화이자 백신 빨리 수입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AZ 백신을 겨냥해 나오는 목소리도 접종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데 한 몫한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AZ 백신의 효과가 60%대 중반밖에 안된다”며 “제품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AZ 백신의 예방 효과가 70.4%라는 연구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더나(94.5%), 화이자(95%)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게재된 논문을 살펴보면 AZ백신은 임상시험에서 첫 번째 접종을 절반 용량으로 하고 두 번째 접종 시 전체 용량을 투여했을 땐 90%의 예방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두 전체 용량으로 투여했을 땐 62.1%에 불과했는데, 이 둘을 합산한 수치가 70.4%인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AZ 백신의 2회 접종을 승인했다. 이 백신의 효과가 90%에 가까울지 62%에 가까울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지난 3월 3만2449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3상 시험에서는 AZ 백신의 예방 효과가 79%로 확인됐으며 중증 질병 및 입원 예방에는 100% 효과를 보였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효과는 80%였다.
혈전증 발병의 경우 AZ 백신으로 인한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좁혀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1만7000명의 폐색전증 진단이 보고되며 영국의 통계학자 데이비드 스피겔할터가 ‘The Guardian’에 발표한 통계조사에서도 심부정맥 혈전증은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명당 1명에게 발생한다.
그는 “이를 감안하면 유럽에서 500만명을 대상으로 AZ 백신을 접종해서 30건의 혈전증 사건이 보고되더라도 전혀 놀라워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와 모더나, AZ 백신 중 어떤 백신을 맞는 것이 더 좋을지에 대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아주대학교병원 김대중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허중연 감염내과 교수는 공저자로 참여한 저서에서 “95%의 효능이 있다고 보고한 백신이 70%의 효능을 보고한 백신보다 더 좋을지는 알 수 없다”며 “예방 효과 측면에서는 95% 효능을 보인 백신이 좋지만, 안정성 측면에서 아나필락시스 발생 빈도를 보면 화이자 백신보다는 AZ 백신이 조금 더 낫다”고 전했다.
■백신이 유전정보를 조작한다?
백신이 유전정보를 조작한다는 루머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모더나, 화이자 백신의 플랫폼인 mRNA 방식이 체내의 DNA와 결합해 유전정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의심이다.
특히 mRNA 방식의 백신이 이제껏 한 번도 사용해본 적 없는 유형이라는 점이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S-protein)’이 인간 세포 표면의 수용체인 ‘ACE2’와 결합해 문제를 일으키는데, mRNA 백신은 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체내에 만들어 면역력을 생성하도록 한다. 항원 정보를 지닌 mRNA를 체내에 주입함으로써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것.
세계백신면역연합(GAVI)는 “mRNA는 유전정보를 바꾸기 위해 체내의 DNA와 결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GAVI에 따르면 mRNA는 DNA와 같지 않고, 세포 내부에 머무르는 시간도 72시간에 불과하다. HIV와 같은 일부 바이러스는 DNA 결합이 가능하지만, 이는 HIV와 함께 운반되는 특수 효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GAVI는 “mRNA 백신에는 HIV 케이스와 같은 효소가 포함돼 있지 않아 DNA에 포함된 유전정보를 변경할 위험이 없다”고 전했다.
■백신 이상 반응, 젊은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던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5일까지 신고된 이상 반응 의심사례를 분석한 결과 여성(2.1%)이 남성(1%)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올해 1월 18일까지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을 접종한 미국인 1370만명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79.1%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는 백신 자체의 불안정성에 따른 부작용이 아닌 선천적으로 면역성이 높은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CDC가 정리한 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은 피로감, 두통, 근육통, 발열, 메스꺼움 등으로, 이는 백신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접종 후 신체의 면역 반응이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이같은 면역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실제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CDC)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이 2.8%, 여성이 1.7%였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의 사브라 클라인 교수는 “이상 반응은 백신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신호”라며 “이상 반응을 통해 감염병에 대한 면역 효과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