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삶 나누고 싶었어요”⋯ 리트리버 제작단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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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의 삶 나누고 싶었어요”⋯ 리트리버 제작단 화제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리트리버 제작단’ 눈길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 위한 콘텐츠 제작 활동
    시청자미디어대상 2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해

    • 입력 2025.01.05 00:08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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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최근 ‘리트리버 제작단’으로 활동하는 이유민(사진 왼쪽부터)·최수희·이슬기 씨를 만나 제작단 활동 소감을 물었다. (사진=한승미 기자)
    본지는 최근 ‘리트리버 제작단’으로 활동하는 이유민(사진 왼쪽부터)·최수희·이슬기 씨를 만나 제작단 활동 소감을 물었다. (사진=한승미 기자)

    춘천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20대 청년들이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생을 중심으로 꾸려진 이들은 2023년 시각장애인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리트리버 제작단’을 창단했다. 대중적인 콘텐츠나 유행을 따를 나이이지만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배리어프리(무장애)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이들은 시각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큐멘터리 ‘안 보이는 것 너머로’는 ESG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낯선 공간의 방문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작한 춘천지역의 공공시설 ‘사전 방문 내비게이션’ 영상은 복지TV에서 방영됐다. 문화재를 눈으로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재 향유 보조 콘텐츠’도 만들었다.    

    지난해와 올해 제작한 라디오 드라마 ‘햇님이의 이토록 행복한 하루’와 ‘언젠가 희망은 찾아올 거야’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시청자미디어대상’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고 최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소설책으로 만들어져 화제가 됐다. 본지는 최근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도심교육장에서 이유민(23)·최수희(22)·이슬기(22) 씨를 만나 제작단 활동 이야기와 소감을 들어봤다. 

     

     리트리버 제작단이 제작한 라디오 드라마가 점자책으로 만들어졌다. (사진=한승미 기자)
    리트리버 제작단이 제작한 라디오 드라마가 점자책으로 만들어졌다. (사진=한승미 기자)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이슬기=상을 받은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점자책으로 완성됐을 때 정말 보람이 있었다. 책으로 만들어질 만큼 공감을 얻어냈다는 것과 강원점자도서관에 보급돼 잘 활용된다는 점이 뿌듯했다. 

    △이유민=공공시설 안내 영상을 제작할 때 장애인 팀장님이 춘천에 살면서 처음으로 국립춘천박물관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청각 정보뿐 아니라 시각적인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제작 과정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이유민=‘언젠가 희망은 찾아올 거야’가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이야기라 조심스러웠다. 잘 모르는 부분도 많고 우리가 인식하는 것이 실제와 다르거나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을까 봐 걱정했다. 현실을 잘 담아낼 수 있도록 자문을 구하고 뉴스 기사도 많이 찾아보면서 완성했다. 

    △최수희=무엇보다 재미있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야기가 전하는 교훈도 좋지만 재미있는 요소가 들어가야 듣는 분들도 흥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햇님이의 이토록 행복한 하루’는 여행을 주제로 한 내용인데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이야기 구성에 신경 썼다.  

     

    리트리버 제작단은 라디오 드라마 제작, 다큐멘터리 등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콘텐츠 제작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리트리버 제작단)
    리트리버 제작단은 라디오 드라마 제작, 다큐멘터리 등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콘텐츠 제작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리트리버 제작단)

    -활동하며 힘들었던 점은.

    △최수희=라디오 드라마 녹음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없어서 팀원들이 다양한 역할에 참여하고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라디오는 귀로 듣는 것이다 보니 소리를 발음하는 것이 힘들었다. 특히 발음이 너무 세면 파열음이 나와서 된소리를 너무 세게 발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유민=모든 과정이 다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임했다. 사실 영상 하나 만드는 것보다 당장 시험 점수가 더 중요할 수 있지만 한 분이라도 영상을 찾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에 활동 자체에 재미를 느꼈다. 활동하며 배우는 점도 많았고 원래 몰랐던 것들에 대해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리트리버 제작단 단원들은 활동 이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진로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리트리버 제작단 단원들은 활동 이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진로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활동 전과 후, 달라진 점은.

    △이유민=문화재의 생김새를 말로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면서 장애인들이 일상 곳곳에서 얼마나 소외받고 있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기존 박물관에 오디오 가이드가 있지만 작품 유래에 대해 주로 설명해 정작 작품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해서 놀랐다.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은 문화를 즐길 수 없고 그동안 많이 궁금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슬기=사회적 약자를 위한 방송을 처음 제작하면서 진로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대중적인 문화가 아니라 약자들을 위한 미디어의 역할을 고민하게 됐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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