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 ‘불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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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 ‘불치병’

    • 입력 2024.11.19 00:00
    • 기자명 김도경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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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경 한의사
    김도경 한의사

    중국의 명의로 꼽혔던 편작은 약 2500년전 춘추전국시대 사람으로 후대에도 삼국지에 나오는 화타와 더불어 최고 명의의 대명사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편작에게는 연로한 부친이 계셨는데 늘 천식으로 고생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천하의 명의인 편작이 부친의 병 하나 못 고친다는 게 말이 되냐며 그의 제자들이 자신들의 의술을 자랑할 요량으로 한약을 처방하여 단번에 완치시켰는데 나중에 이 사실을 안 편작이 펄펄 뛰며 제자들에게 “이제 우리 아버지는 돌아가셨다”라고 오히려 나무랐다고 합니다.

    이유인즉슨 천식 따위야 얼마든지 고칠 수 있으나 아버지가 건강해진다면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여 올바른 섭생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큰 병을 앓을 것이니 일부러 천식을 치료하지 않아 아버지가 매사에 조심하기를 바란 것인데 제자들이 그것을 망쳐놓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의 예견대로 편작의 부친은 천식이 낫자마자 술과 고기를 마음껏 먹다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편작은 6가지 불치병에 대해서도 말한 것이 있습니다. 

     

    교만하고 건방져 방자하여 이치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불치병이고 

    몸을 가벼이 여기고 재물이 아까워 병을 치료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불치병이며

    입고 먹는 것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 세 번째 불치병이며

    음양과 오장의 기가 다 안정되지 못한 것이 네 번째 불치병이며

    몸이 너무 쇠약하여 약을 먹을 수 없는 것이 다섯 번째 불치병이고

    무당의 말만 믿고 의사를 믿지 않는 것이 여섯 번째 불치병이다고 하였습니다.

    필자도 환자를 30여 년 보다 보니 가끔 속상하고 가슴이 답답한 일들이 있는데 바로 여섯 번째 불치병 환자를 만난 경우입니다.

    요즘 세상에 무당을 믿고 치료를 안하는 경우는 물론 없겠지만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나 비전문가의 말을 믿고 올바른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약이 간에 나쁘다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약재의 종류는 수백 가지가 넘지만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도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면 차나 음료로 마시는 오미자나 매실 같은 것도 한약재이며 귤껍질, 살구씨, 복숭아씨, 산수유, 마 등도 한약재로 사용합니다. 또한 반찬으로 먹는 도라지는 기침, 가래에 사용하는데 길경이라고 하며 삼계탕에 넣어 먹는 황기나 인삼도 한의원에서 많이 쓰는 한약재입니다. 도대체 어떤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지는 것인지 또 하루에 어느 정도 양을 얼마나 오래 먹으면 간이 나삐진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무조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비과학적인 말만 하는 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한약재 중에 약성이 강해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초오나 부자, 대황, 천남성, 마황, 원화, 감수, 대극 같은 약들은 과거 사약은 재료로 쓰이던 것으로 일반분들은 절대로 함부로 드시면 안 되고 임산부들은 따로 임신 중 금기 한약도 있습니다.

    아주 가끔 한약으로 인해 간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약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예를 들면 쉰밥이나 곰팡이가 핀 밥을 먹으면 당연히 배탈이 나듯이 오염되거나 상한 약재를 쓰면 당연히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안전한 한약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당연히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재는 의약품용 한약재로 식약처에서 중금속, 농약 등 안전성 및 효능의 안정성에 대한 검사를 완료한 약재만 사용하고 있으므로 한방 치료하시는데 불필요한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 김도경 필진 소개
    - 희망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 고려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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