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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변호사 강대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 속 인물들의 행동이 어떤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Q. 사슴 구해준 나무꾼, 사냥꾼에겐 업무방해?
사냥꾼은 사슴을 사냥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으로 사슴을 사냥하는 것은 사냥꾼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나무꾼이 사슴을 숨겨줌으로써 사냥꾼이 사냥하지 못하게 된 것은 업무를 방해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에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성립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위계'는 행위자의 행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위력'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폭행·협박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포함됩니다. 위계나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업무방해죄에 따라 나무꾼이 사냥꾼의 업무를 위계에 의해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형법 제314조에 따른 죄책을 질 수 있습니다.

Q. 날개옷을 훔친 나무꾼의 죄는?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친 것은 절도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몰래 훔치는 범죄로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칠 당시 불법영득의사 여부를 짚어봐야 합니다. 불법영득의사란 타인의 재물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사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합니다.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다가 돌려줄 의도였다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절도죄가 없다 하더라도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숨긴 것은 형법 제366조의 재물은닉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숨겨(은닉)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것은 선녀의 효용을 해친 행위이기 때문에 형법 제366조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재물은닉죄는 타인의 재물을 숨기거나 파괴하여 그 가치를 훼손하는 범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 나무꾼이 선녀를 결혼 목적으로 약취·유인한 경우 형법 제28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약취·유인죄는 타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하여 강제로 데려가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선녀의 목욕 장면을 훔쳐본 나무꾼은 성범죄자?
나무꾼이 선녀가 목욕하는 것을 훔쳐본 행위는 성폭력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성적 목적'이란 성적인 만족을 얻기 위한 의도를 의미하며 단순히 호기심이나 실수로 인한 침입은 제외됩니다. 나무꾼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기 위해 목욕하는 장소에 침입한 것이라면 성적 목적이 인정되지 않아 처벌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꾼이 선녀의 신체를 보거나 만지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이는 성적 목적으로 간주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선녀가 목욕하는 장소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면 나무꾼에 대한 처벌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Q. 사슴, 공범 처벌받을 수 있다?
나무꾼을 도와준 사슴은 형법 제31조에 따라 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방조죄는 본범의 범죄를 도와주는 행위로 본범과 같은 형의 처벌을 받습니다. 나무꾼의 절도죄에 대해 사슴이 적극적으로 숨기라고 교사했다면 교사범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교사범은 본범보다 더 무거운 형의 처벌을 받게 됩니다. 반면, 사슴이 나무꾼의 절도 행위를 단순히 알고만 있었다면 방조범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알고 보니 선녀도 죄가 있다?
동화를 보고 "선녀가 너무 불쌍해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올라간 선녀는 미성년자 약취유인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87조(미성년자의 약취, 유인)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는 미성년자를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수단으로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데려가거나 동의 없이 미성년자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010년 대법원 판례(2010도14328)를 살펴보면, 베트남 여성이 한국인 남편의 동의 없이 13개월 된 아이를 베트남으로 데려간 사건에서 여성이 아이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 등의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여성이 아이를 데려가는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 등의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법관 5명의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반대 의견에서는 미성년자를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데려가는 것 자체가 불법 행위이며 이를 반드시 폭행이나 협박 등의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입니다. 또 부모나 보호자는 미성년자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