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여행기] 오! 런던, 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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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여행기] 오! 런던, 나의 사랑

    • 입력 2023.06.16 00:00
    • 수정 2023.06.16 14:39
    • 기자명 강이석 춘천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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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이석 춘천여고 교사
    강이석 춘천여고 교사

    저의 첫 여행지는 캐나다 토론토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티베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장 많이 갔던 곳은 영국 런던입니다. 또한, 지금 당장 어디로 가고 싶냐는 질문에 저는 아마 1초도 망설이지 않고 “영국, 런던!”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이유가 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첫 유럽여행의 시작과 끝이 런던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런던의 명물 빨간색 이층 버스와 블랙캡을 유난히 좋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런던 배경인 영화는 빠짐없이 봤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가장 즐겨 봅니다. 물론 영국의 대표 음식 피시앤칩스도 정말 좋아하죠.

    런던에 대한 저의 사랑은 아무래도 맹목적인 것 같습니다. 이런 걸 장소애, 토포필리아(Topophila)라고 하죠. 런던에 대한 저의 장소애는 첫 유럽여행에서 시작되어 유럽대륙을 한 달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고 난 후 도버해협을 건너 다시 런던으로 이어졌습니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59만 원짜리 땡처리 항공권으로 떠난 즉흥 여행도 목적지는 런던이었고, 이후 스칸디나비아 여행, 스페인 여행, 독일 여행을 하면서도 런던은 꼭 들렀죠. 작년 여름, 코로나로 막혀있던 하늘이 풀리자마자 떠난 유럽여행의 시작점 역시 런던이었습니다. 이렇게 제 여권에는 런던 히드로 공항이 아홉 번이나 찍혀있습니다.

    처음 여행을 할 때는 런던 아이와 빅벤을 사진으로 담기 바빴지만, 이제는 템스강을 걸으며 그 모습을 마음에 담습니다. 시끌벅적한 런던 뒷골 목의 작은 펍에 들어가 축구경기에 환장하는 동네 훌리건들 사이에서 같이 환호를 지르며 경기를 봅니다. 저는 런던 템스강의 타워브리지가 파리의 에펠탑, 로마의 콜로세움, 뉴욕 자유의 여신상보다 훨씬 멋지고 좋습니다. 이쯤 되면 정말 영국과 런던을 좋아하다 못해 편애하는 것 같습니다.

     

    런던의 상징 빅밴과 빨간 이층 버스.
    런던의 상징 빅밴과 빨간 이층 버스.

    세계적인 예술품들이 세계적인 규모로 전시된 대영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가 무료라는 점도 런던의 큰 장점입니다. 이는 처음에는 예술작품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제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영박물관은 전시품들의 규모와 다양함에 압도되었고, 내셔널갤러리는 아늑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런던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뮤지컬!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오페라의 유령 등 수없이 많은 유명한 뮤지컬 작품이 런던에서 탄생했고 현재에도 활발하여 상영되고 있습니다. 처음 뮤지컬을 본 후, 나중에는 반드시 뮤지컬의 본고장 런던에서 뮤지컬을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간 곳은 뮤지컬 빌리 엘리엇 공연을 하는 빅토리아역이었습니다.

    뮤지컬 빌리 엘리엇은 영국 중부 지방의 쇠락해 가는 탄광 마을을 배경으로 남성성의 상징인 권투를 시키려는 아버지와 우연한 기회에 발레를 접하며 자신의 적성을 발견한 아들 빌리의 갈등을 축으로 내용이 진행됩니다. 결국, 아버지는 빌리의 발레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인정하게 되고 빌리는 왕립 발레 스쿨에 들어갑니다. 빌리가 오디션을 보면서 ‘electricity’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온몸이 저릿해지는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빌리처럼 하고 싶은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과 다짐이 무의식 속에 온전히 남아서 지금까지도 저를 열정으로 이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 강이석 필진 소개
    -춘천여자고등학교 지리 교사
    -여행이 부르는 노래 저자
    -유튜브 지리는 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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