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국회의원 맞나” 지역구 안 챙기는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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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국회의원 맞나” 지역구 안 챙기는 국회의원

    선거철 가까워지니 부랴부랴 잇딴 만남에 지역선 ‘의아’
    철원 출신 한기호 의원, 21대 선거구 개편으로 3선 성공
    춘천 강북 주민, 지난 3년간 사실상 ‘지역구의원 공백’

    • 입력 2023.02.09 00:02
    • 수정 2024.01.02 13:46
    • 기자명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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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 을)과 춘천 우두동에 위치한 의원 사무소.(사진=MS투데이 DB)
    한기호 국회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 을)과 춘천 우두동에 위치한 의원 사무소.(사진=MS투데이 DB)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방의원들과도 소통이 안 되니 지역구에 관심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죠. 갑작스레 주민들 만나겠다고 나서는 걸 보고 선거철이 가까워지긴 했나보다 할 뿐입니다.”(춘천 A 시의원)

    최근 춘천 강북 지역 주민들은 주민들과 만남이 부쩍 잦아진 한기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춘천·철원·화천·양구 을)을 두고 말이 많다. 한 의원은 지난달 23일 박제철 춘천시의원 등과 신북읍 해강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해 신북청년회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달 3일에는 춘천 강북지역 주민과 만나 작년 말 강원도청 신청사 부지 후보에서 탈락한 신사우동·동면 일대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지난 3년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행보다.

    한 의원은 강북 지역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3년 만에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진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코로나 19로 그간 만날 기회가 없었다”는 의미였지만 이를 들은 일부 주민들은 “국회의원이 지역구 주민들을 3년 만에 만났다고 실토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강북 지역 주민 B씨는 “한 의원 지역구가 워낙 넓다 보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동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한 의원이 도청사 이전 문제를 비롯한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다른 주민 C씨는 “춘천 시민들 사이에선 철원 출신 국회의원이라 춘천에 관심이 없나보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육군 제5군단장 출신으로 철원·화천·양구·인제군 지역구에서 18대·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철원·화천·양구에 춘천 일부 지역을 덧붙인 지역구(춘천·철원·화천·양구을)에서 당선돼 3선에 성공했다. 이 선거에서 춘천 신사우동과 신북읍, 동면, 서면 등 춘천 동북부 유권자들은 정만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더 많은 표를 던졌지만, 한 의원은 철원·화천·양구에서 얻은 표를 기반으로 승리했다.

    이때부터 춘천 시민과 한 의원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한 의원은 의정활동 내내 국방, 군부대 현안에 몰두했고, 지역구와 관련한 활동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철원 지역에만 집중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의원이 속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철원·화천·양구 지역에서 2선 후 춘천 일부가 선거구에 편입되어 모든 지역을 살피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전 지역구였던 곳으로 팔이 안쪽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쪽에서는 아예 “한 의원과 지역(춘천) 문제로 소통하는 건 포기한 지 오래”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이렇다 보니 한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춘천시민과 약속했던 공약들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당시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한 의원의 춘천 관련 공약은 △신북읍 항공단 이전 및 102보충대 부지 활용방안 마련 △ 서면대교 및 소양8교 건설 △의암호 관광 순환 벨트 조성 추진 △제2경춘국도 노선 선정 및 조기 착공 △2차 혁신도시 지정 추진 △춘천 강북지역 문화시설 건립 추진 △ 춘천~철원 고속도로 건설 추진 △ 버스노선 원상 복귀 등 8가지였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 이행사항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이 중 완료된 공약은 △춘천 제2경춘국도 노선 선정 및 조기 착공 한 가지뿐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에 추진했던 현안이라 한 의원의 성과로 보기엔 무리다. 나머지 춘천 관련 공약들 역시 기존 추진되던 사업들이라 한 의원의 자체적인 공약으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었고 그나마 대부분 답보 상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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