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교원 대규모 감축 예고, 분노하는 강원교육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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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교원 대규모 감축 예고, 분노하는 강원교육계

    교육부, 강원 교원 대규모 감축 예고
    강원 교육 각계 즉각 반발 입장 발표
    임용 시험 준비생들 허탈감 넘어 공황

    • 입력 2021.08.18 00:02
    • 수정 2021.08.20 00:07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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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강원도의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교원을 모두 감축하기로 하면서, 강원교육계와 구성원들이 공교육 붕괴를 우려하고 나섰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교육부는 지난 11일 강원도교육청에 내년도 도내 중등교원 감축안을 골자로 하는 ‘2022학년도 공립 중등교원 1차 가배정’을 통보했다. 이번 가배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내년도 강원도 중등교원은 총 91명이 줄어든다.

     

    교육부의 강원 교원 대규모 감축 예고로 강원교육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교육부의 강원 교원 대규모 감축 예고로 강원교육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올해 사상 최대인 121명이 감축된데 이어 또다시 대규모 감축이 예고되면서, 내년도 강원도 교원 수는 총 554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교육부는 강원도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교원 수를 감축하는 교원 정책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공립 유초특수학교의 임용후보자 예고’에 의하면, 올해 강원도 초등 교원은 103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전년도 선발인원 164명보다 38% 감소한 수치다. 유치원 교원도 22명으로 지난해 선발인원인 47명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임용시험 준비에 나선 예비교사들은 교육부의 대규모 감축 정책을 접하고 절망에 빠졌다.

    2년째 임용고시를 준비 중인 한재석(29·사농동) 씨는 “사범대학을 졸업하면 교사 임용 외에는 다른 진로를 찾기 어렵다”라며 “지금도 바늘구멍인 임용시험인데 이런 대규모 감축안을 들으니 걱정이 앞서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춘천교육대학교 4학년 전두희(30·석사동) 씨는 “강원도 초등 임용 정원이 넉넉하게 나오진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103명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들으니 충격적”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강원도 지원율을 높이고자 임용시험에서 교육과정 시험을 뺐는데 이렇게 적은 인원을 뽑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교육과정도 같이 공부해서 타 지역 임용을 준비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선발인원이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감축된 공립유치원 임용을 준비하던 학생들도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A(28·후평동) 씨는 “4년을 공부해 오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용시험을 준비해 왔다”라며 “절반도 안 되는 인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간신히 붙잡아오던 자신감과 희망의 끈이 끊어지는 기분”이라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강원교육계도 대규모 교원 감축 정책 예고에 말 그대로 공황에 빠졌다.

    강원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강원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도지부(이하 전교조 강원지부)는 교육부의 교원 감축 정책에 대해 각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고 있다.

    강원교총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대규모 교원정원 감축은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가 많은 강원교육을 말살시키는 정책이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극복과 교육격차 해소에 노력하는 교직원의 의지를 꺾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전교조 강원지부도 지난 13일 “얼마나 더 많은 학생이 교사가 부족한 학교에 다녀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강원도 교원감축안 즉각 철회’, ‘교원정원 배치기준을 학급당 교사 수로 전환’, ‘강원도교육청과 각 시도교육감의 교육부 저항’ 등 3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또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은 “학생 안전과 개별화 교육을 위해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자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다"며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원도 줄여야 한다는 경제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도의회도 강원교육계의 우려에 힘을 보탰다.

     

    강원도의회는 지난 13일 교육부의 교원 감축 정책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강원도의회 제공)
    강원도의회는 지난 13일 교육부의 교원 감축 정책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강원도의회 제공)

    도의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발표하고 "강원도 중등교원의 정원 감축은 작은 학교가 많은 강원교육의 황폐화를 가져오고 지역의 황폐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등교원 감축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촉구했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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