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났다 하면 대형 산불” 10년간 전국 산불 피해 4분의 1 ‘강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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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났다 하면 대형 산불” 10년간 전국 산불 피해 4분의 1 ‘강원 집중’

    강원 산불 70% 이상 봄철 발생
    산불 피해 강원·경북 권역 집중
    산불 원인 중 부주의 가장 많아
    AI 기반 산불 예방 예산 27억원

    • 입력 2025.03.13 00:08
    • 기자명 윤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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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난 10년(2015~2024년 평균) 동안 강원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면적이 전국 전체 중 4분의 1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전국 산불 피해면적 절반 가까이가 강원 권역에 집중됐다.

    본지가 산림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3월 11일 기준) 전국 산불 피해면적은 88.10㏊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강원 권역 피해면적은 34.61㏊로 전체 피해 중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 10년(2015~2024년)간 전국에서는 매년 평균 4003.17㏊의 산불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강원지역 피해면적은 1101.28㏊다.

    강원과 인접한 경북도 피해가 컸다. 경북의 같은 기간 피해면적은 2107.07㏊다.

    이 같은 피해면적 비중은 발생 건수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 10년(평균)간 전국에서는 매년 54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이 중 74.1건이 강원지역 산불이었다.

     

    지난 10년(2015~2024년)간 전국 산불발생 현황. 표=산림청
    지난 10년(2015~2024년)간 전국 산불발생 현황. 표=산림청

    이같이 발생 건수와 비교해 피해면적이 큰 이유는 강원의 지역 특성상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강원 동해안은 봄이 되면 태풍과 맞먹는 강풍인 ‘양간지풍(襄杆之風)’이 불어 대형 산불이 종종 발생한다.

    양간지풍은 봄철 양양군과 고성군(간성)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부는 바람이다.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푄 현상을 일으키고 양양과 간성 사이의 골짜기 지역을 지나며 속도가 빨라진다.

    또 강원 곳곳은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아 산불 발생 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피해면적 확산의 주범이다. 

    지난달 21일 오후 7시 7분쯤 정선군 여량면 유천리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하루가 지난 17시간 만에 꺼졌다.

    당시 산림 당국은 헬기 12대와 장비 59대, 진화인력 311명을 투입했다. 밤새 주택가에 방화선을 구축하고, 일대 차량도 통제했다.

    산불은 축구장 면적 42개에 달하는 산림 30㏊를 태웠다.

    최근 기온이 오르며 야외활동이 부쩍 늘어나면서 부주의로 인한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는 인공지능(AI), 드론 등 각종 기술 도입은 물론 관계기관과 산불방지협의회를 통해 산불 예방 총력전에 나섰다.

     

     

    정선군 여량면 유천리 한 야산 산불 발생 현장. 사진=동부지방산림청
    정선군 여량면 유천리 한 야산 산불 발생 현장. 사진=동부지방산림청

    ▶강원지역 산불 주범은 ‘부주의’

    강원지역은 올해만 해도 크고 작은 산불 21건(전국 131건)이 발생해 피해를 보았다.

    산림청 통계 자료를 확인 결과, 올해 전국 산불 발생 원인은 △쓰레기소각 20건 △농산부산물 소각 12건 △입산자 실화 11건 등의 순이었다.

    지난 10년(2015~2024년 평균)간 원인별 산불 발생도 △입산자 실화 171건 △쓰레기소각 67건 △농산부산물 소각 60건 등이다. 모두 부주의 때문에 산불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강원 산불 70% 이상은 봄철에 집중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 강원에서는 16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봄철(2~5월)에 발생한 산불이 121건으로 전체의 73%가량에 달했다. 

    강원지역 산림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143건(86.1%)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11일 오후 1시 53분쯤 원주시 문막읍 동화리 문막휴게소 강릉 방향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경찰은 산불 현장에 있었던 40대 남성의 신병을 확보해 방화 혐의 등을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오전 11시 34분쯤 삼척시 평전동에서 잔디를 태우다 불씨가 산불로 확산했다는 신고가 접수, 당국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3시 2분쯤 춘천시 남면 가정리의 한 산에서 산불이 발생, 1시간 30여분만에 진화됐다. 소방은 주택에서 소각행위 중 발생한 불티로 산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년간 원인별 산불발생 형황. 표=산림청
    지난 10년간 원인별 산불발생 형황. 표=산림청

    ▶인공지능 산불감시 플랫폼 구축

    올해 들어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자 관계기관도 긴장하고 있다.

    산림청은 야간 산불 ‘신속 대응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목적·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과 헬기, 이동식 저수조 등을 추가로 도입했다. 또 송전탑을 활용한 산불 무인 감시카메라 100대도 신규 설치했다.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산불을 감시하고 탐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도 확대 구축했다.

    최근 강원특별자치도 산불방지대책본부도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와 동북지방산림청, 한국전력공사, 국립공원공단 등 40개 기관과 산불방지협의회를 통해 산불 예방 총동원에 나섰다.

    강원도는 중형 헬기 1대를 추가 확보하는 등 임차 헬기(중형 5대, 소형 3대) 담수량도 증가됐다. 산불감시원과 이·통장 등 인력 3094명을 투입해 산림 인접 화목보일러 지역 담당제 운용에 들어갔다.

    특히 AI 기반의 산불 예방 시스템 운영을 위해 27억원의 예산도 투입한다.  이 시스템은 첨단과학을 기반으로 구축, 도내 산불감시 CCTV 영상 정보에서 연기와 불꽃, 구름 등을 감지해 사전 알림을 제공하고 확대 영역 정보에 대한 실시간 판독이 가능해진다.

    김진태 강원자치도지사는 “산불 진화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1만5000여명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수용 기자 ysy@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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