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직장에서 퇴사한 이후 다른 직종의 사무직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공고가 올라와도 대부분 비정규직 자리뿐입니다. 실업급여 수급도 곧 끝나는데, 취업 빙하기가 얼마나 오래 갈지 걱정입니다.”
최모(28)씨는 5개월째 재취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채용에서 여러 번 미끄러졌다. 다수의 공공기관이 1년 단위 계약직 중심의 채용 노선을 택하고 있고, 사기업은 기존 직원의 규모도 줄이는 추세라 경력이 없는 신입 사무직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강원지역에서 고용노동부 고용24(구 워크넷)를 통해 취업한 사례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 한파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구인 규모는 계속 감소하면서다. 최근 도내 고용시장의 어려움은 코로나19 당시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구직자들이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MS TODAY DB)](/news/photo/202502/96595_93870_5756.jpg)
본지가 한국고용정보원을 통해 고용노동부 고용24 구인구직 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강원지역 취업 건수는 2013건으로 2011년 같은 달(1653건)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와 계절적 고용 위축의 여파가 있었던 2020년(4018건), 2021년(3944건) 당시의 취업 연계 실적과 비교하면, 성공 사례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플랫폼에 등록된 강원지역 구직 건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2093건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1년 전(1만768건)과 비교하면 강원지역에서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1000여명 늘어났다. 하지만, 기업이 구인 공고를 낸 경우는 3785건으로 2011년(3648건) 이후 가장 작은 규모에 그쳤다.
고용24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통합 일자리 플랫폼으로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이 사이트에 구직 등록을 해야 해, 재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대부분이 활용하고 있다. 또 무료로 구인 공고를 올릴 수 있어 특히 지역 내 영세 중소기업이 직원 채용 시 주로 활용하는 만큼, 지역 내 고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춘천만 놓고 보면, 채용 규모가 3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구인 건수는 641건으로 2021년(1574건)의 40%에 그쳤다. 취업 건수는 477건으로, 역시 2021년(949건)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당장 1년 전(544건)과 비교해도 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67건 감소했다.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플랫폼을 통한 강원지역 취업 건수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MS TODAY DB)](/news/photo/202502/96595_93871_5650.jpg)
서비스업과 건설업 의존도가 높은 강원지역은 매년 겨울철이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지만, 최근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거시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며 극심한 고용 한파를 겪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시간제 형태의 근로계약 구인 규모만 늘었고, 그 외 모든 고용 형태에서 구인 인원이 감소했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는 귀해졌고, 고용주들은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고용에 나서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화학‧환경 설치‧정비‧생산직과 간병‧육아 등 돌봄 서비스직 사업체에서는 구인이 어려운 상태이지만, 교육직‧관리직, 건설직 등 구직자는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