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병원 휴진율 19%⋯“환자 버린 병원 안 가” 맘카페도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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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내 병원 휴진율 19%⋯“환자 버린 병원 안 가” 맘카페도 뿔났다

    • 입력 2024.06.20 00:08
    • 수정 2024.06.20 08:32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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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집단 휴진이 있었던 지난 18일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로비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서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의료계 집단 휴진이 있었던 지난 18일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로비에 환자와 보호자들이 서있다. (사진=오현경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집단 휴진에 일부 동네 병의원까지 나서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맘카페 등 일부 시민들은 휴진에 참여한 병원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운동’까지 벌일 태세다.

    지난 18일 의협 중심으로 이뤄진 집단 휴진에 강원지역 병의원과 대학병원 일부 의료진이 동참했다. 당초 예상보다 참여하는 병원도 많았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날 휴진 사전신고를 한 도내 병원을 기준으로 휴진율을 3.97%로 잡았는데, 예상과 달리 18.8%로, 807곳 중 152곳이 이날 휴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휴진한 의원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큰 혼란은 없지만, 의협이 27일 이후 무기한 휴진을 예고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는 18일 휴진한 병의원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불매운동까지 나타날 조짐이다.

    춘천지역 한 맘카페의 한 회원은 “18일 휴진한 병원은 내부 사정 등 다양한 이유를 대고 파업에 동참한 것”이라며 “이 병원들은 우리도 가지 말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환자를 버린 병원 나도 안간다”는 등 많은 회원이 공감을 표시하는 댓글을 달았다. 또 휴진한 병의원의 상호명까지 공개하는 등 정보를 공유하는 댓글도 수십여개가 올라왔다.

    이에 휴진에 합류한 병의원들은 오전만 진료하거나, ‘대청소’, ‘내부 공사’ 등 휴진 사유를 모호하게 설명하는 방법으로 지역민들의 비판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퇴계동의 한 소아과 의원과 온의동의 내과도 오전에만 진료를 보는 방식으로 사전 휴진신고를 피했다.

    불매운동에 참여한다고 밝힌 한 부모는 “평소 편도가 자주 아프던 아이를 데리고 아침 일찍부터 갈 수 있는 병원을 찾았지만, 항상 갔던 소아과부터 근처 병원까지 모두 휴진이었다”며 “당당하게 휴진을 하지도 못하면서 아픈 환자를 외면한 병원에 다신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어 앞으로는 다른 병원으로 찾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집단 휴진에 참여한 병의원에 대한 불매운동은 타지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회원수가 30만명이 넘는 경남지역의 한 카페에서는 불매운동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336명 중 80.7%(271명)가 ‘찬성’을 골랐다. 

    정부가 이번 단체 휴진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자, 의협은 또다시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며 맞섰다. 도는 집단 휴진에 대한 비상 진료체계를 수립하고 상황을 살피고 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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