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한 영화 ‘파묘’가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개봉 32일만의 성과로 올해 첫 천만 영화로 등극했다.
‘파묘’는 일본이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우리나라 땅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일제 쇠말뚝 단맥설’을 중심으로 한다. 한국적 소재인 풍수지리를 대중적으로 풀어낸 만큼 영화의 배경이 된 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이 주요 장소로 등장한다. 극 초반 주인공들이 한국도로공사 강원본부 홍천휴게소 서울 방향이 등장해 묘가 강원의 깊은 산속에 위치함을 보여준다. 이후 극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영안실 장면은 고성군립병원에서 펼쳐진다. 극중 화림은 친일파 귀신을 부르는 경문을 외울 때 ‘고성군 죽왕면’으로 오라며 지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영화 속에서는 ‘험한 것’이 묻힌 묫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고성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 속 묘비에 적힌 의문의 숫자 '삼팔삼사일칠, 일이팔삼이팔구'를 북위 38.3417도, 동경 128.3189도로 입력하면 실제로 고성군 간성읍 장신리가 나온다. 고성 향로봉(1286m)을 가리키는 좌표다.
고성이 주 배경으로 낙점된 이유는 향로봉이 실제로 백두대간의 허리 지점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향로봉은 남한에서 갈 수 있는 백두대간 최북단이기도 하다. 장재현 감독은 “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쇠말뚝에 대해 고성 향로봉을 이야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극중 묘가 위치한 산의 촬영이 모두 강원지역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실감 나는 묘사를 위해 강원 배후령 고개, 경남 대운산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고성, 춘천, 원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한 공간처럼 연결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