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뒤덮인 배전함⋯대형 화재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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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로 뒤덮인 배전함⋯대형 화재 위험

    • 입력 2024.03.24 00:09
    • 수정 2024.03.27 15:08
    • 기자명 한재영 국장·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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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는 지상 변압기와 지상 개폐기 약 1000여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배전함에는 특고압 전력케이블 등 각종 전기 설비가 있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요. 도심 곳곳에 설치된 배전함 주변이 화재 발생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는 불법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사람이 다니는 인도 위에 놓여있는 네모난 구조물. 특고압 전력케이블이 매설된 배전함입니다.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배전함은 지상 변압기(473대)와 지상 개폐기(612대)로 춘천에만 1000여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안전을 위한 시설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시커먼 먼지로 뒤덮이고, 너덜너덜하게 뜯겨있는 시트지는 도시 미관을 해칩니다. 

    [인터뷰- 최희옥 / 춘천시 후평동 ]
    “저는 그냥 지나다니면서 쓰레기가 너무 많길래 쓰레기장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는 이쪽 살아서 자주 지나다니는데 쓰레기가 항상 쌓여있던데요? 아무래도 겁나죠. 만약에 이게 불이 나서 번지게 되면 옆에 건물도 많고 학생들도 많이 지나다니는데 걱정되긴 해요.”

     

    춘천시 후평동에 설치된 배전함 주변으로 종이 상자와 생활 폐기물 등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 후평동에 설치된 배전함 주변으로 종이 상자와 생활 폐기물 등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주변에는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무단 폐기한 대형 폐기물부터 불에 타기 쉬운 나무와 종이상자, 생활 폐기물이 담긴 봉투, 담배꽁초까지 널브러져 있어 고전압 기기를 주의해야 한다는 안내를 비웃는 듯합니다. 

    [인터뷰-한국전력공사 관계자]
    "저희는 설비 운영 쪽 측면에서 기기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고장이 나거나 정전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유지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변에 쓰레기가 있으면) 거기서 화재가 발생하면 당연히 저희 설비에 옮겨서 불이 붙을 수 있죠."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강원에서 발생한 화재 중 400여건이 쓰레기 등에 의해 발생했습니다. 

    춘천시는 화재 예방을 위해 배전함 주변 쓰레기 불법 투기 방지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송규현 / 춘천시 자원순환과]
    "춘천시는 새벽시간 수거인 만큼 오후 6시에서 오후 11시 배출 시간 홍보 및 계도를 통해 배전반 인근에 쓰레기가 배출되는 시간을 감소시키고 있습니다. 주요 도심 배전반 인근 배출 장소의 청결 관리를 하는 자원순환 관리사를 배치하고 강원 환경 감시를 운영해 취약 지역을 수시로 점검하여 화재나 불법 투기를 방지하고 있습니다."

     

    춘천 중앙시장 인근 배전함 옆에 쓰레기 배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중앙시장 인근 배전함 옆에 쓰레기 배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하지만 접근을 막아야 할 배전함 옆에 안내판이 세워져 쓰레기를 배출하도록 하는 등 배전함과 주변 환경 관리가 한전과 지자체로 이원화되면서 관리가 부실한 모습입니다. 

    배전함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가 ‘불쏘시개’ 역할을 해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박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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