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꾸준한 나눔 강영희 교수 "기부는 나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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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플러스] 꾸준한 나눔 강영희 교수 "기부는 나의 행복"

    강영희 한림대 연구석좌교수, 강원자치도 사회공헌장 수상
    학교와 지역사회에 기부문화 조성 등 선한 영향력 전파
    기부, 타인을 돕기에 앞서 "내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는 일"
    마음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나눔’, 크기는 중요치 않아

    • 입력 2023.09.04 00:01
    • 수정 2023.09.07 00:06
    • 기자명 박지영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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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나눔'은 거룩하고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기부'를 하려면 남보다 더 가진 것이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부담감에 망설이기도 하는데요. 나눔을 생활화하며 학생들에게 더불어 사는 삶을 몸소 가르쳐 온 분이 계십니다. 이슈플러스 이번 시간에는 제12회 강원특별자치도 사회공헌장 수상자로 선정된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강영희 연구석좌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봅니다. <편집자주>

     

    ▶ 제12회 강원자치도 사회공헌장 수상 소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추천한다고 해서 알게 됐는데 처음에는 이런 상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연구 활동을 하니까 학교나 학회 학술상은 받기도 하고 익숙한 데 이런 상은 몰랐어요. 이제는 '굉장히 무거운 상이고 굉장히 뜻깊은 상이구나'라는 걸 알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기부와 나눔을 하게 된 계기는? 
    제가 1990년 한림대학교에 부임해 32년 6개월간 근무를 하다가 2021년 8월에 정년퇴임을 하고 지금은 연구석좌교수로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임 20년이 되는 해인 2009년부터 기부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20년의 의미를 기념하며 조금 어려운 학생이나 근면 성실한 학생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강영희 장학금'을 조성했습니다. 큰돈이면 여러 학생한테 펑펑 내어 줄 수 있는데 그렇게는 못하고 한 학기에 두 명씩 선발해 지원합니다. 제가 식품영양학과이기 때문에 식품영양학과 학생 한 명과 생명과학 분야 공대에서 한 명을 선정해 생활비 형태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석좌교수가 기부와 나눔을 하게 된 계기와 지역사회 기부문화 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석좌교수가 기부와 나눔을 하게 된 계기와 지역사회 기부문화 조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 고액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등 사회 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기부를 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기부하면 뿌듯함 같은 게 생겨요. '내가 베풀 수 있는 정도로 열심히 잘 살았구나.' 이런 느낌이요. 기부를 계속하다 나이 들어 죽을 때가 된다면 그때도 '그래도 삶의 가치는 떨어뜨리지 않고 잘 지키면서 살았구나'라는 흐뭇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 기부를 하는 것 같습니다.

    ▶ '나눔'을 통한 특별한 추억이나 보람이 있으신가요?
    기부를 하면서 제가 인복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이 졸업하고도 잊지 않고 1년에 두 번씩 찾아와요. 스승의 날과 제 생일인데요. 가족과 함께 오는 모습을 보면 '내가 그래도 학교에서 애들을 잘 가르쳤구나'하는 느낌이 들죠. 또 제자는 아니지만,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하는 6명의 아이들이 18살이 되면 독립을 해요. 그때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라는 편지를 가끔 보내오는데 그러면 '아 잘했구나, 열심히 잘 살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선한 영향력'의 힘을 느끼시나요? 
    제가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자나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나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는 것 같아요. 지금은 다 사회 초년생이니까 아직 크게 베풀고 이런 건 없지만 적재적소에서 자기 생활을 잘 꾸려나가는 것을 볼 때 이것이 하나의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매월 1만원을 내는 등 능력치 내에서 나눔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큰돈은 아니더라도 시작이 중요하고 좋은 거니까 그런 걸 볼 때 종종 느끼고 있습니다.

    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석좌교수는 최근 제자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5천만원을 기부하는 등 2009년부터 꾸준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한림대학교)
    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석좌교수는 최근 제자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5천만원을 기부하는 등 2009년부터 꾸준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한림대학교)

    ▶ '기부' 실천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마음먹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엔 '어떤 마음이 생길까?' 생각했는데요. 하다 보니까 시작이 반이라고 남을 돕는다는 것도 시작하면 뿌듯함과 흐뭇함이 생겨서 저절로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잘 살고 있구나' 그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인 걸 보면 사실 기부와 나눔은 다름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 향후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  
    이제는 큰 계획은 세우지 않아요. 지금 연구석좌교수로 있기에 연구 활동 열심히 하고 싶고요. 기부도 지속하고 싶어요. 큰 건 아니더라도 사회복지재단 월드비전 사회공동모금회 같은 곳을 통해 거창하게 기부라기보다 연탄 나눔 등 주변을 위해 마음을 전하고 조금씩 베풀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담=[한재영 국장]
    촬영·편집=[박지영·이정욱 기자 ji8067@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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