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문 닫는 광장서적⋯문화 소통의 장 잃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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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년 만에 문 닫는 광장서적⋯문화 소통의 장 잃는 주민

    • 입력 2023.07.07 00:01
    • 수정 2023.07.10 08:08
    • 기자명 박지영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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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대표적 서점이자 지역민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해 온 광장서적이 24년 만에 문을 닫았습니다. 최근 2년 사이 춘천문고 만천점, 데미안 등 대형서점이 줄줄이 폐점하면서 지역 문화 인프라의 소멸까지 우려되고 있는데요. 책과 함께 울고 웃으며 고군분투 해왔지만 책을 읽지 않는 세대가 늘고, 인터넷 서점에 밀려 동네 서점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진한 책 향기가 코끝으로 퍼지던 광장서적의 마지막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책을 실은 손수레가 밖으로 나옵니다.
    간판은 불이 꺼졌고, 많은 이들이 책을 읽거나 문화 소통의 꽃을 피우던 책상은 텅 빈 채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춘천의 대표적 지역 서점이자 24년간 지역민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해 온 광장서적입니다. 

    송규철 광장서적 대표는 1992년 2월 문을 연 후 책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역의 문화 거점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습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온라인 서점과 책을 읽지 않는 세대가 늘면서 더 이상 매출 급감과 적자 누적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최종 부도 처리 돼 폐업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인터뷰-송규철 / 춘천 광장서적 대표]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의 공간, 문화의 장. 이런 것은 어디든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많은 저자분과 독자들이 만나는 시간이 꽤 많았었어요. 그런 과정 자체가 하나의 문화의 장 역할을 했었는데⋯결국 매출이 떨어지고 이자는 배로 올라가고 그런 것들이 (폐업에) 복합적으로 작용한 거죠."

    동네 서점이 문을 닫는 것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최근 2년 사이 춘천에서는 광장서적뿐 아니라 춘천문고 만천점, 데미안 등 대형서점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책 구매를 넘어 문학강연과 독서 토론 등으로 문화 거점 역할을 하던 공간이 사라져 지역 문화 인프라의 소멸까지 우려되는 것입니다. 

    [인터뷰-길병로 / 춘천시]
    "옛날에는 (춘천에 서점이) 40개 정도 됐죠. 지금은 한 4~5개밖에 안 남았어요. 와서 책도 보고 쉴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이제 없어지는 거죠. 더 없어질 것 같아요. 서점이 다 없어질 것 같아요."

    화재와 건물 부도의 위기를 겪고 구조조정 등으로 버티며 자구책을 모색했던 송 대표도 지역 문화의 장이 사라지고 마일리지 소멸 등으로 주민 피해가 이어질 것을 더욱 걱정합니다. 
     
    또한 누군가가 다시 동네 서점을 열어 주민들을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 책의 가치와 동네 서점의 의미를 지켜 명맥이 이어지기도 꿈꾸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규철 / 춘천 광장서적 대표]
    "저는 이렇게 기억 속에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또 누가 이 자리에서 서점을 한다고 한다면 기꺼이 저는 환영하는 입장이고요. 그렇다면 또 다시 그런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역 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화 소통의 공간이자 지역의 공동체 강화의 역할을 해 온 동네 서점이 단순한 경제 논리에 밀려 의미와 가치를 잃고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MS투데이 한재영(영상‧편집 박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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