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어디에 썼나] 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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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어디에 썼나] 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 라이프스타일

    한국은행 통계 기반 도내 신용카드 사용 분석
    포스트 코로나 시대 라이프 스타일 변화 관찰
    편의점 등 '슬세권' 소비, '나를 위한 투자' ↑
    외식, 의류, 화장품 등 외출 관련 소비는 줄어

    • 입력 2021.11.07 00:02
    • 수정 2021.11.10 16:53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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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근본부터 바꿔놨다.

    ‘위드 코로나’ 천명 이후에도 코로나19로 변화한 생활 습관이 한순간에 변화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쏟아진다.

    외식은 배달로, 생필품 쇼핑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에서 하게 됐다. 대신 슬세권(‘슬리퍼’와 ‘세권’의 합성어로 편한 복장으로 각종 여가·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지역)이 강조되면서 로컬을 기반으로 한 골목상권 소비문화의 중요성도 부상했다.

    신용카드가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살펴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삶의 방식’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MS투데이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지급 결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강원지역의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추이를 분석했다. 카드 사용액은 신용카드 가맹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추산했다.

     

    신용카드 사용 통계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의 따른 소비 습관을 엿볼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신용카드 사용 통계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의 따른 소비 습관을 엿볼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 지원금, 보복 소비 영향
    올해 1~7월 강원지역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합계는 5조2102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첫 확진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된 지난해 같은 기간(5조693억원)에 비해 1409억원(2.8%)의 카드 사용액이 증가했고,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1~7월(5조1297억원)과 비교해도 805억(1.6%) 늘었다.

    이는 소비 진작을 위한 현금성 재난 지원금 지급에 더해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19가 불러온 ‘집밥 문화’로 신선 식재료 등의 수요가 증가했고, 주거지역 인근 상권 내 쇼핑 유형도 명확히 드러났다.

    올해 1~7월 강원지역 대형마트, 유통전문점 카드 사용액은 5513억원으로 지난해(5304억원) 보다 209억원(3.9%) 증가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324억원(6.2%) 확대된 수치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일반 식료품 구입을 위한 신용카드 사용액만 2267억원으로 전년 동기간2074억원), 2년 전 같은 기간(1879억원) 대비 각각 193억원(9.3%), 388억원(20.7%)씩 늘었다.

    ‘슬세권’ 대표 업종인 편의점의 확장세는 더 가파르다.

    강원지역에 소재한 편의점에서는 2019년 대비 20.1%,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10.6%씩 신용카드 결제가 늘었다. 2019년 1~7월에는 편의점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1644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 1786억원, 올해 1975억원 등으로 급성장했다.

    비대면 교육, 업무 방식이 도입되면서 원격 수업과 근무를 위한 가전제품 수요도 증가했다. 올해 강원지역 가전제품, 정보통신기기 신용카드 결제액은 1156억원으로 1년 전(1123억원), 2년 전(1039억원) 대비 33억원(4.0%), 117억원(11.2%) 각각 늘었다.

    스포츠, 오락, 여가 등 ‘나를 위해 투자하는 소비’도 적극적이다.

    나를 위한 투자 소비는 △2019년 3221억원 △2020년 3069억원 △2021년 3358억원 등으로 지난해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관련 신용카드 결제액이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새 해당 유형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강원지역에서만 289억원(9.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지역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강원지역 소비유형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외출’ 직결되는 소비는 위축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외출은 줄면서, 바깥 활동을 위한 소비 영역은 크게 위축됐다.

    대표적인 소비유형이 의류, 화장품 등이다. 음식점과 여행사·자동차임대 관련 소비가 대폭 줄면서 대면 서비스나 외부 활동 관련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강원지역 의복 관련 신용카드 사용액은 팬데믹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의복 관련 신용카드 사용액은 2019년 1~7월 1107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906억원, 올해 873억원 등으로 2년 전과 비교하면 올해 기준 21.1% 관련 결제가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기후위기와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의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회자됐고,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삶의 한 양식으로 받아들여진 배경도 작동했다.

    같은 맥락으로 화장품 관련 결제액도 역시 319억원, 274억원, 253억원 등으로 감소세다. 화장품 결제를 위한 신용카드 사용액의 경우 2년 새 66억원(20.7%)이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직전, 춘천 명동 지하상가에서 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지난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직전, 춘천 명동 지하상가의 의류 매장에서 한 시민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단체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강원도 내 여행사와 자동차임대 업종에 쓰인 돈도 같은 기간 56억원, 40억원, 33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관련 신용카드 사용액은 41.6% 줄어 사실상 반 토막 났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음식점은 2019년 1조1159억원, 지난해 1조862억원, 올해 1조182억원 등으로 도내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해왔다.

    신동수 한국은행 강원본부 과장은 ‘코로나19 충격의 파급경로 및 강원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전염병 확산은 소비행태를 변화시켰다”며 “감염 위험에 따라 산업별 수요 위축 정도가 다른데, 특히 부정적 영향은 대면 서비스업에서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 제한 및 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은 피해업체와 실업자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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