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코로나 1년] 1. 코로나 쇼크에 산산조각 난 골목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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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코로나 1년] 1. 코로나 쇼크에 산산조각 난 골목상권

    일반음식점 매달 33곳씩 폐업, 커피숍도 10% 감소
    1년 새 실업자 3만5000명↑…청년고용률 7.6% 하락
    지난해 가계대출 2549억원 기록, 전년比 616% 급증

    • 입력 2021.01.21 00:03
    • 수정 2021.05.12 11:00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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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지 꼭 1년째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국내 실물경제가 크게 위축됐고 춘천도 코로나 파고에 휘청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는 자영업자와 청년들에게 악몽이었다. 이들 대부분이 폐업과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 반면 일부에선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불경기를 헤쳐 나가는 업종도 생겨나고 있다. MS투데이는 코로나사태 1년을 맞아 춘천 경제의 변화상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2020년 춘천지역 일반음식점 폐업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2020년 춘천지역 일반음식점 폐업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1. 실업‧폐업‧부채증가...경제한파 '최악'

    지난 1년, 코로나19는 춘천지역 경제 기반인 자영업자를 무너뜨렸다.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는 소비심리를 위축시켰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영업 제한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의 폐업은 일상화했다.

    15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하는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문을 닫은 춘천지역 일반음식점은 393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음식점(4698곳)의 8%에 달하는 수준으로 매달 33곳씩 폐업한 셈이다.

    일반음식점 중에서도 한식 전문점이 지난해 폐업한 음식점의 30%(119곳)를 차지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호프집(43곳), 식육점(34곳), 분식집(26곳), 대폿집(26곳) 순으로 문 닫은 곳이 많았다.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는 국민 음식인 치킨도 코로나19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18곳의 치킨 전문점이 폐업했다.

    ⬛커피숍 사장 “코로나19 계속 된다면 문 닫아야”

    지난해 8월 23일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매장에서 음료를 마실 수 없게 되자 커피숍도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지난해 폐업한 커피숍은 43곳으로 전년 동기(39곳)보다 10%(4곳) 늘었다.

    이는 춘천에서 영업 중인 커피숍(362곳)의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폐업한 커피숍의 67%(29곳)는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인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문을 닫았다는 점이다.

     

    춘천지역 한 커피숍이 코로나19로 포장과 배달만 된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지역 한 커피숍이 코로나19로 포장과 배달만 된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강원대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다 폐업했다는 A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대학생들이 카페에서 공부할 수가 없게 됐고 자연스럽게 발길이 끊겼다”면서 “배달은 단가가 맞지 않아서 하지 않았는데 테이크아웃 수요까지 줄어 문을 닫았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자본력이 부족한 개인 카페가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했다. 폐업 커피숍 가운데 72%(31곳)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퇴계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곧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모아둔 돈이 떨어지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면서 “올해도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결국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춘천 청년 100명 가운데 66명은 구직 실패

    코로나19는 일자리도 빼앗아 갔다. 강원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강원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원지역 실업률은 7.1%로 전년 동기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2만1000명에서 5만6000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실업자는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조사대상 기간에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 중 일자리가 생기면 즉시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덩달아 춘천 청년들의 구직난도 심각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춘천지역 청년(15~29세 기준) 고용률은 33.5%로 전년 동기(41.1%)보다 7.6% 하락했다. 춘천 청년 100명 가운데 66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직자들이 2020 춘천시 일자리박람회 안내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구직자들이 2020 춘천시 일자리박람회 안내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이는 전국 평균인 42.4%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강원도 거점국립대학인 강원대학교 졸업생 2명 가운데 1명은 취업하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가 우울한 현실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로 경기부진…가계부채‧기업대출↑

    자영업자, 직장인, 취업준비생까지 위기에 내몰리면서 가정경제도 휘청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0월 중 강원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강원지역 예금은행 기타가계대출액은 2549억원으로 전년 동기(356억원)보다 616%(2193억원) 증가했다.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과 같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액도 같은 기간 1188억원에서 1459억원으로 22.8%(271억원) 늘었다.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들자 대출을 통해 가계를 꾸려나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기업대출도 증가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소기업이 예금은행에서 빌린 금액은 1조1292억원으로 전년 동기(9220억원)대비 22.5%(2072억원) 늘었다. 이 기간 비은행예금취급기간 대출액은 3187억원에서 1조555억원으로 231%(7368억원)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가계부채가 증가했다. 경기가 악화하거나 금리가 상승하면 경제적 고통이 가중될 수 있다”면서 “기업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지 않도록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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