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소매 판매가 1년 전과 비교해 21% 감소하는 등, 지역 소비 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31일 강원통계지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강원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강원지역 대형 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74.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4.0)보다 21.0% 감소했다. 대형 마트 판매액 역시 22.2% 줄었다. 지난해는 2월, 올해는 1월에 설 연휴가 들면서 명절 대목 시기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소비 위축 여파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소매 판매액을 상품군별로 봤을 때도, 지난해보다 소비가 늘어난 품목은 없었다. 신발‧가방, 화장품, 의복, 음식료품, 오락‧취미‧경기 용품, 가전제품 등 모든 종류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신용카드 사용액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실질적인 소비 규모도 위축됐다. 한국은행의 국내 지급 결제 동향을 보면, 지난해 신용‧체크‧선불카드 이용 규모는 일 평균 3조4360억원으로, 1년 전(3조3010억원) 대비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면서 카드 결제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고, 특히 1년 전에는 6.2% 결제액이 늘어났지만 증감률이 둔화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민간 소비가 둔화하며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일 평균 신용카드 사용액은 11월(2조6584억원)보다 12월(2조4796억원)에 1788억원 줄어들며, 정치적 불안으로 인해 위축된 지역 경제 분위기가 그대로 나타났다.

당장 소비가 살아나기에는 지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과 건설업 모두 불안하다. 올해 2월엔 설 연휴가 없어 작업 일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났음에도, 광공업 생산은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의료정밀광학, 의약품, 음료 등의 생산이 늘었지만, 비금속광물, 전자통신, 기계‧장비수리 업종이 부진을 겪었다.
특히 건설업은 더 타격이 커, 건설수주액이 336억원에 그치며 1년 전보다 86.8% 감소했다. 도로, 기계 설치 일감이 줄어든 공공부문(-84.9%)과 주택 건설이 위축된 민간부문(-85.2%) 모두 수주 실적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정부도 건설업 부진으로 경기가 나빠질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월별 변동성이 큰 가운데, 건설업 부진 지속, 미국 관세 부과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재난‧재해 대응, 통상 및 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 3대 분야에 집중한 10조원 규모 필수 추경을 추진하는 등 민생경제 회복과 대외 리스크 대응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