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고와 강원중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강원학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지역 교육계에서 사립학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강원지청은 특별근로감독팀 12명을 구성해 이달 19일부터 다수의 교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한 학교법인 강원학원에 대한 현장 감독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교직원들은 이사장 주거지에 식사를 배달하고, 이사장 개인 용무에 연가를 사용한 후 운전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내 공사에 동원되는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자는 15명이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피해가 없는지 확인하고,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실태 파악과 노동 관계법 위반 사항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또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하고,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강원지역 사립학교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강원학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립학교의 구조적 부패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도교육청이 사립학교 관리자 지명 시 교직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동료 교원 평가를 무력화해, 재단과 일부 관리자가 자의적으로 인사 결정을 할 수 있었다며 관리 감독 소홀 문제를 제기했다.

최고봉 전교조 강원지부장은 “도교육청은 강원학원의 배임, 횡령 의혹 등 재정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사립학교 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사립학교 운영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이달 28일까지 강원학원에 감사단을 파견해 회계, 교무학사, 갑질, 시설 등 전반에 대한 점검을 진행 중이며, 필요할 경우 고발 등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교법인 이사회 운영, 정관‧임원‧재산 관리, 법인회계 운영 등에 대한 지도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도교육청은 전교조가 지적한 ‘사립학교 관리자 지명 시 동료 교원 평가를 무력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사립학교 교감 승진 과정에서 동료 교원 평가 단계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 2~3년간 교감이 공석인 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평가 시행 시기를 변경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립학교가 인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동료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통과한 교사에 대해 이사회에서 추천하도록 해 학교법인의 인사권과 자율권을 보장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재추천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의 학교 회계 및 발전 기금 관리, 학교 운영위원회 운영, 사무직원 채용 등에 있어 관련 규정 준수 여부를 지속 점검하고 지도해 나가겠다”며 “부패‧공익신고를 활성화하고 예방 감사 활동을 강화하는 등 사립학교 운영의 투명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