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주 칼럼] 지지율 오른다고 '국민의힘'이 좋아해서는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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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주 칼럼] 지지율 오른다고 '국민의힘'이 좋아해서는 안 되는 이유

    보수가 혁신하지 않으면 유권자들은 기권할 것이다

    • 입력 2025.01.22 15:24
    • 수정 2025.01.22 15:28
    • 기자명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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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렁이고 있다. 주변의 사람들에서부터 나름 여론 읽기의 전문가라는 사람들까지 최근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고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계엄 사태로 인해 20% 초반까지 하락했던 여당의 지지율이 30% 후반에 육박하고 일부 조사에서는 심지어 야당 민주당의 지지율을 역전하기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감행한 계엄선포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평가가 여전히 압도적이고 심지어 대통령이 체포되어 구속까지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왜 그러할까?

    - 보수결집? 이재명 견제?

    여론 읽기의 전문가들은 보수가 결집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통령이 체포되고 여당의 국회의원들이 ‘백골단’과 함께 하겠다고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지지율이 오른다는 것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과하다는 의견일까? 혹자들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과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라고도 분석한다. 부분적으로는 일리가 있는 분석이지만 그것만 있지는 않다.

    - ‘지지율 역전’은 유권자의 전략적 응답이 만든 결과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은 매우 전략적이라고들 한다. 단순히 자신의 호불호를 여론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세력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상하고 전략적인 응답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현재 여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은 유권자들이 보수정당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것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부디 보수가 혁신하기를 바란다는 시민들의 주문이다. 

    - 박근혜 탄핵 이후 스스로 일어서지 못한 보수 정당

    국민의힘은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혁신하거나 변화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체 없는 ‘부정선거론’을 제기하고 극우 유튜버의 목소리에 사로잡혔다. 철 지난 반중·반공 정서를 부추기고 세대·젠더 갈등을 부추겼을 뿐 제대로 된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 결과 스스로 대선후보를 만들지 못하고 상대 정당이 지명한 검찰총장이자 심지어 자기 정당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을 감옥으로 보낸 당사자를 ‘빌려와’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지난 8년의 세월 동안 국민의힘이 제대로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폭주를 전혀 알아채지도, 막지도 못한 채 작금의 사태가 발생했다고도 할 수 있다. 

    - 국민의힘이 혁신하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지지율

    혹자들의 말대로 어쩌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발 심리 또는 불안감이 잠깐 국민의힘 지지율을 오르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지지율을 변화하라는 유권자의 주문이 아니라 계엄 찬성 여론 등으로 곡해하고 보수가 혁신하지 않는다면 여론조사 속 수치의 상당수는 정작 투표장에는 나오지 않거나 다른 대안이 출현하는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지거나 이동할 것이다. 결코 기대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 좋은 보수가 있어야 좋은 진보가 있고, 좋은 정치가 있다. 

    단순히 진보 세력에게 정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 정치에서는 좋은 보수가 있어야 진보도 더 좋은 진보로 나아질 수 있다. 그래야만 정치가 더 좋아질 수 있고 상대에 대한 증오가 아니라 각 정치세력이 스스로의 역량과 대안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사회도 지속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보수 혁신을 위한 제언

    보수의 혁신을 위해서는 첫째, 공동체의 통합을 명확히 지향해야 한다. 변화를 지향하는 진보는 상대적으로 통합보다는 갈등을 드러냄으로써 사회의 균열을 대표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이렇게 드러난 갈등을 다시 공동체로 통합하는 역할은 보수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공동체의 통합을 목표로 하기 위해서 보수는 시급히 ‘극우’와 단절해야 한다. 극우와 같은 극단적인 정치세력은 공동체를 파괴하는 세력이지 결코 통합하는 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새로운 시대에 맞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계엄선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에서 보았듯이 더 이상 3~40여 년 전에나 통했던 냉전식 진영논리와 반공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시대 변화에 맞게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낡아빠진 개발독재 시절의 것이 아닌 최신의 정책대안으로 무장해야 한다. 미국의 보수정당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조차 일론 머스크 같은 IT 기업가들과 함께한다. 한국의 보수정당은 그런 흉내조차 아직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보수정당은 진보정당보다 더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 협의와 절차를 더 중요시하고, 갈등을 통합하기 위해 진보보다 더 많이 양보하고 타협하며 공동체의 안전과 통합을 위해 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 보수는 결코 권위로 군림하고 힘으로 윽박지르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보마저도 품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시야와 관점을 가질 수 있을 때 한국의 보수정당이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에 걸맞은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조성주 칼럼> 다음 연재는 ‘민주당 이대로는 정권교체 불가하다’라는 주제로 1월 29일(수)에 공개됩니다.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창립했고 서울시 노동협력관, 경기도 노동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는 사단법인 정치발전소에서 민주주의와 현실 정치에 대한 교육과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알린스키, 변화의 정치학>, <청춘일기>, <대한민국 20대 절망의 트라이앵글을 넘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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