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불안한 거시 경제 상황이 이어지자 주택시장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거래가 줄자 수도권 아파트값도 34주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전반적인 시세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4주차(12월 23일) 기준 춘천지역 주간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대비 0.03% 올랐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매주 0.10% 내외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여온 것에 비하면 보합 수준으로 둔화했다. 실거래에서는 통계상 이런 상승세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전체적인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신축을 중심으로 일부 성사되는 거래가 통계상 착시 현상을 일으킨 탓이다.
강원지역에선 춘천과 원주(0.06%)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완연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외지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뒤 물량이 넘쳐나는 속초(0.21%)와 강릉(-0.10%)을 비롯해, 삼척(-0.05%), 동해(-0.01%), 태백(-0.01%) 등 영동지역 대부분이 침체한 분위기를 피하지 못했다. 겨울철 비수기와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이 맞물리며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자 주택시장에도 한파가 찾아왔다.
강원뿐 아니라 시장을 주도하는 수도권에서도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수도권은 이번 주 아파트 가격이 0.02% 하락하면서 올해 4월 5주차 이후 3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경기(-0.02%)가 하락 전환했고, 인천(-0.10%)은 낙폭을 확대했다. 서울은 0.01% 상승해 하락으로 접어들진 않았지만, 비수기와 맞물려 매수 수요가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은 국지적으로 일부 재건축 단지 등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포착되나, 대출 규제와 계절적 비수기로 거래가 위축되며 관망세를 보이는 단지도 혼재해있다고 분석했다.
이태용 부동산R114 빅데이터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정책 공백이 장기화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가 약화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영향이 큰 정책이 동력을 잃는다면 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흔들림 없는 정책 집행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