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춘천서 마지막 순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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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컬렉션’ 춘천서 마지막 순회전

    이건희 컬렉션 11일부터 국립춘천박물관 전시
    마지막 국내 순회전, 국보와 최초 공개작 포함
    ‘강원 별장’ 주제로 강원 관련 기증품에 주목

    • 입력 2024.09.11 00:05
    • 수정 2024.09.13 02:39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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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만 관람객이 다녀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의 마지막 전시가 춘천에서 열린다. 겸재 정선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와 최초 공개 수집품들이 대거 전시된다. 특별전 이후 당분간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서화 작품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수경)이 11일부터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을 개최한다. 추석 연휴에도 정상 운영, 명절 당일(17일)에만 휴관한다. 11월 24일까지 박물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와 김홍도가 그린 ‘추성부도(秋聲賦圖)’ 등 169건 283점이 전시된다. 국보·보물로 지정된 국가지정문화유산도 19건 24점 포함됐다. 전시는 수준 높은 예술 작품과 문화유산을 국민과 함께 향유하고자 한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무료로 진행된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이 11일부터 국립춘천박물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이 11일부터 국립춘천박물관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이번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22년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의 컬렉션 기증 1주년을 맞아 마련한 ‘어느 수집가의 초대’의 기획을 맡았던 이수경 관장이 진두지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 중앙박물관 전시에는 22만9892명이 다녀갔으며 순회전에도 광주 30만9733명, 대구 26만3823명, 청주 16만8091명, 제주 10만4834명이 방문해 총관람객 100만명을 넘었다. 당초 순회전은 광주, 대구, 청주 세 곳에서만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제주와 강원이 추가되면서 춘천에서도 기증품을 볼 수 있게 됐다. 

    마지막 국내 순회전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자원을 갖추고 있는 강원지역과 관련된 기증품에 주목한다. 이 전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유산 2만1693점 가운데 그가 특별히 아낀 수집품들을 추려 선보인다. 전시장은 ‘강원 별장’을 주제로 총 9개 섹션으로 꾸며졌다.

     

    특별전에 전시된 ‘강원도 반닫이’는 가원 자연의 우직함과 넉넉함을 드러낸다. (사진=한승미 기자)
    특별전에 전시된 ‘강원도 반닫이’는 가원 자연의 우직함과 넉넉함을 드러낸다. (사진=한승미 기자)

    본격적인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강원도 반닫이’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반닫이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수납가구로 강원지역 반닫이는 큰 크기와 액자와 같은 테두리가 특징이다. 전시는 이 작품을 전시장 초입에 두어 강원 자연의 우직함과 넉넉함을 드러낸다. 이러한 인상은 전시 말미까지 이어지며 수백 년 전 선조들이 매료됐을 강원 자연의 여유로움을 떠올리도록 유도한다. 

    비교적 아담한 전시 공간은 다양한 기획을 통해 밀도 있게 채워졌다. 여러 전시물을 한 번에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수집품을 그린 조선시대의 ‘책가도’를 현대로 옮겼다. 책장형 진열장에는 제작 시기와 국가, 용도가 다른 다채로운 수집품이 전시됐다. 전시장 곳곳에는 수집가의 철학이 반영됐다. 이 회장의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 남긴 문장들을 차용해 각 섹션의 주제어를 적었다. 그의 경영철학과 문화에 대한 혜안이 담긴 문구를 통해 각각의 소장한 이유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기증품도 많다. 높이와 지름이 각 42cm와 45cm인 대형 ‘달항아리’ 등 30점이 처음 공개된다. 금빛 물감으로 최고의 명승지인 강원도 금강산의 일만이천봉을 표현한 ‘금강산도’도 11월 첫선을 보인다. 국외 경매에서 환수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도 볼 수 있다. 25억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청자 철채 인삼 잎 무늬 병’은 보물로 지정된 ‘청차 철채 퇴화 인삼 잎 무늬 매병’(국립중앙박물관 소장)과 기법과 문양이 동일해 높은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이 전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이 전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감상의 깊이를 더할 특별한 공간과 장치들도 마련됐다. 명작을 오롯이 감상하는 독립적 공간을 마련해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를 교체로 선보이며 ‘백자 청화 대나무무늬 각병’도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형태와 빛깔, 문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400여 년이 지나 맨으로 관람이 어려운 ‘천수관음보살도’ 등은 적외선 촬영과 엑스선 투과 사진 등의 기술을 통해 확대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한편 3개월 간 진행되는 전시 기간 중 작품 보존을 위해 주요 서화 작품이 교체된다. ‘인왕제색도’와 고려불화 ‘천수보살관음도’는 내달 6일까지 전시된다. 교체 작품은 김홍도가 그린 ‘추성부도’와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로 10월 8일부터 11월 3일까지 볼 수 있다. 전시 중인 고려 사경과 조선시대 회화 7점은 10월 20일까지 전시하고 다른 그림으로 교체한다. 

    이번 전시는 평일에는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 등 휴일에는 예약제(시간당 60명)로 운영된다. 휴일 예약은 국립춘천박물관 홈페이지(chuncheon.museum.go.kr)에서 하면 된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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