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늘 아래 윤희순 의사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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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하늘 아래 윤희순 의사를 기억하며

    [기록과 증언으로 보는 춘천이야기]

    • 입력 2024.08.01 00:00
    • 수정 2024.08.04 08:56
    • 기자명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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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구 전 춘천학연구소장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장

    8월 하늘이 열리는 날에 특별하게 기억해야 하는 인물로 윤희순 의사 같은 사람이 다시 있겠는가! 8월에는 나라가 다시 빛을 본 광복절이 있는 동시에 일본 제국에 강점된 국치일도 있다. 윤희순 의사는 시아버지-남편-자식-손자에 이르는 4대에 걸쳐 처절한 무력 투쟁을 벌이다 1935년 국치일에 순국하였으니, 우연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윤희순 의사는 지금까지 강원의 얼 선양사업으로 그 활동과 남기신 뜻이 계승되고 있다. 나아가 강원의 대표 여성 인물로 사임당 신씨, 난설헌 허씨, 윤지당 임씨 같은 분들이 있지만, 이러한 강원도 여성과는 매우 특별한 인생을 살았다.

    근대의 여성으로 봉건적 제약을 극복하면서도, 윤희순은 자신과 가족·사회·국가 층위 어느 하나도 ‘대의(大義)라는 관점’에서 일탈하지 않고 이를 죽음에 이를 때까지 지켜나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윤희순 의사는 여성 의병을 조직함으로써 일제 강점 이후 여성 독립투쟁의 시발점이고 기준점이 되었다. 대의를 실천함에 남녀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신념을 내재화하고 그것으로 여성이라는 제약을 극복하고 여성 의병을 조직했으며, 국외로 나아가서는 노학당이나 조선독립단 등을 조직하여 무력 투쟁을 전개하였다. 윤희순 의사의 이러한 선구자적 노력과 행동은, 국내외에서 여성 독립운동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자 이들에게 나아갈 길로 제시되었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4대가 의병과 독립투쟁에 나섰으니, 시아버지와 남편을 위해서는 조력자이면서 동지적 입장에서 함께 했고 자식과 손자에게는 지도자이면서 어머니와 할머니로서 그 역할을 했다.

    윤희순 의사는 ‘나라를 구하는 데 남성과 여성을 구별할 필요가 없다’라는 투철한 인식을 가졌으며, 대의에 기반을 둔 윤희순 의사는 단 한 번도 꺾임 없이 나라를 위해 의병 투쟁과 독립투쟁을 이어나갔다. 

    윤희순 의사가 살다 간 19세기 중후반과 20세기 초는 여성이 대내외적으로 드러내놓고 활동할 수 있었던 그러한 시대가 아니었다. 며느리로 아내로 어머니로 할머니로서 역할도 저버리지 않으며, 근대사에 있어 최초로 여성을 조직해 의병부대를 만들었으며, 의병 투쟁에서 독립투쟁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한결같게 그 길을 걸어간 지도자로서도 그 누구보다 위대한 삶을 살았다. 

    21세기는 분명 새로운 여성 지도자상(像)이 필요하다. 윤희순 의사는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과감히 시대를 앞서나갔다. 나라가 외침으로 혼란에 빠졌을 때 의병 투쟁으로 일어나 국가가 전복되었을 때는 독립투쟁으로 이어가며 평생을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일관된 삶을 확장해 나간 인물은 드물다. 여성으로서 이렇게 한 이는 윤희순 의사가 유일하다. 여성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에, 윤희순 의사가 행하여 지켜왔던 정신사적 의미는 더없이 귀하고 계승하고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윤희순 의사는 분명 한 손에는 붓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서, 민족과 나라를 위해 싸웠다. 윤희순 의사는 의병가를 다수 지어 의병을 고무시키고 해외에 나가서는 ‘노학당’이란 학교를 세워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한편 조선독립단을 조직하여 총을 쏘는 방법을 가르치며 투쟁하였다. 

    윤희순 의사는 ‘천 번을 쓰러지면 만 번을 일어나겠다’라고 하며 불굴의 정신을 평생 실천하였고 이는 대의를 향한 뜨거운 발로였으며 가열 찬 실천이기도 하였다. 며느리 아내 어머니 여성이라는 틀을 깨지 않으면서 구국에 있어서는 남녀가 평등하다며 대의 수호의 길로 나서서, 평생을 한결같게 살아가며 독립투쟁을 실천하였다. 윤희순 의사 앞에 그 어떤 사내대장부라고 하더라도 범접할 수 있겠는가. 모진 역경 속에서 ‘천도만기千倒萬起’ 하였던 윤희순 의사야말로 위대한 여성이면서 8월의 하늘에 우리가 우러러 모범으로 삼아야 할 인간상이다

    [부기(付記)]
    춘천에 있어 윤희순 의사 기념 사업은 위기에 빠져 있다. 후학으로 윤희순 의사에 관한 기념 사업이 조속히 본궤도에 오르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 허준구 필진 소개
    -전 춘천학연구소장
    -강원도 지명위원회 위원
    -춘천시 교육도시위원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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