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0일 총선에서 춘천 승패의 캐스팅보트가 될 지역으로 ‘후평동’과 ‘신사우동’이 손꼽히고 있다. 역대 춘천 총선 결과 갑에서는 후평동이 을에서는 신사우동이 춘천민심을 얼마나 정교하게 대변해 왔는지 확인된다.
선거구 획정에 따라 춘천시민들은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이하 춘천갑)과 을(이하 춘천을)로 나뉘어 투표하게 된다. 춘천갑은 후평동, 강남동, 퇴계동 등 춘천 남부 19개 읍면동, 춘천을은 동면, 신사우동, 신북읍 등 북부 6개 읍면동과 철원, 화천, 양구가 해당한다.
본지가 역대 선거결과를 춘천 동별로 분석한 결과 춘천갑에서는 후평동(1·2·3동)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총선 득표수를 보면 지난 4번(18·19·20·21대)의 선거에서 후평동에서 이긴 후보가 100% 당선됐다. 유권자 수는 3개동을 합쳐 3만9222명(21대 총선 기준)으로 춘천갑 유권자의 20.4%를 차지한다. 18, 19, 20대 총선은 보수 진영 후보(허천, 김진태)가 후평동에서 이기고 당선됐다.
2020년엔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진태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었을 때도 후평동에서 4.17%포인트(p, 891명) 차이로 이겼다. 이는 춘천갑 지역구 내 인구 1만명 이상 읍면동 중 가장 근소한 차이다. 허 의원은 결국 춘천갑에서 당선, 70년 만에 춘천에 진보 진영 깃발을 꽂았다. 그만큼 후평동의 민심이 선거 때마다 당선자를 가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모든 읍면동을 다 안심할 수 없지만 특히 인구가 많으면서 예측이 힘든 동네가 있다”며 “그런 지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동 역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지난 총선 4번에서 1위와 2위의 격차가 모두 4%대로 경합을 벌였으며, 강남동에서 이긴 후보가 3번이나 당선됐다. 4년 전보다 인구가 급증한 점도 변수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총선 직전 1만7000명이던 강남동 인구는 신축 아파트 입주 등으로 현재 8000명가량 증가했다. 지난 총선 당시 선거인 수가 1만4384명이었던 점을 미뤄볼 때 이번 선거에선 2만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강남동 자체가 원래부터 중도 성향이 강했는데 젊은 인구가 늘어 더 예측이 힘들다”며 “중앙과 지역 정치 분위기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춘천을에선 신사우동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춘천 강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2만5000명)가 거주하는 데다 선거 때마다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민심이 변화했던 지역이다. 신사우동은 보수당 후보가 승리한 18~20대 총선에서 모두 당선자에게 표를 집중했다. 3번의 선거에서 보수 진영 후보는 신사우동에서 2위 후보를 7~10%p의 넉넉한 격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선 당시 정만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에 73표(0.76%p) 차이로 승리했다. 정 후보는 다른 읍면 지역에서 20~30%p 격차로 졌지만, 신사우동과 동면을 차지하며 춘천권에서 승리를 따냈다. 당시 춘천에서 패한 한 의원은 철원, 화천, 양구에서 표를 만회하며 3선 의원이 됐다.
춘천 북부지역 유권자는 지난 총선 기준 4만6191명으로 4개 시군이 포함된 춘천을 선거구에서 가장 많다. 이어 철원(3만8000명), 화천(2만1400명)과 양구(1만8900명) 순이다. 춘천을 후보들에겐 춘천권 승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도 신사우동 승리를 누가 가져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총선에서 조사된 유권자 수는 1만4900명이었으나 4년 사이 신사우동의 인구가 5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50대가 3000명을 차지한다는 점도 유권자들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도 관전 포인트다. 이호범 무소속 후보는 이번 총선 춘천을 후보 가운데 유일한 춘천 출신으로 춘천 북부지역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후보가 진보와 보수 진영 중 어느 후보의 표를 더 가져오느냐에 따라, 혹은 얼마나 선전할지 여부가 선거판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어느 선거나 결국 중도층의 선택에 명운이 갈리지 않냐”며 “후보들은 읍면, 석사동, 퇴계동 등 각 정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사수하면서도 승부처를 공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박그네때 보다 더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