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후리단길’ 뜬다⋯후평동 신흥 골목상권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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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 ‘후리단길’ 뜬다⋯후평동 신흥 골목상권으로 부상

    젊은 층서 후평동+ ~리단길로 불려
    일대 지난해 대비 매출 77.9% 상승
    최근 유행 업종 진입·주차장 조성 영향
    수요 쏠려 불과 5분거리 상권과 대조

    • 입력 2024.03.06 00:09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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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밤 춘천 후평동 먹자골목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5일 밤 춘천 후평동 먹자골목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4일 밤 춘천 후평동 보안길 먹자골목. 월요일인데도 식당이나 술집, 고깃집 할 것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소셜미디어(SNS)나 예약 사이트에서 평가가 좋은 술집은 일찌감치 만석이 돼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갓 오픈한 일본풍 가게부터 이전에 못보던 트렌디한 곳도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림대생 김모(24)씨는 “춘천 사는 친구들이 ‘후리단길’로 가자고 하길래 따라 왔다”며 “군대 다녀오고 복학한 뒤 처음 왔는데 애막골처럼 사람도 많고, 프랜차이즈도 생겨서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춘천 보안길 일대 후평동 상권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미 SNS나 춘천 2030세대 사이에서 이곳을 후리단길(후평동+~리단길)로 부르면서 입소문이 났다. ‘~리단길’은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이 유명해지면서 지역 상권과 ~리단길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이른바 동네에서 ‘뜨는 상권’을 의미하는데 후평동 보안길 일대에 들어선 식당과 술집들도 ‘후리단길 맛집’이라며 홍보한다.

    실제 취재진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를 통해 후평동 보안길 일대 상권 현황을 살펴봤더니 지난해 12월 기준 요리주점 업종의 월평균 매출은 150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5만원)보다 77.9% 증가했다. 지난해 춘천시 요리주점 매출 자체가 늘긴 했지만, 대표 골목상권으로 꼽히는 애막골(48.2%)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눈에 띄는 수준이다.

    업소당 월평균 매출 건수도 285건으로 같은 기간(143건)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결제당 매출액으로 단순 환산해 봤더니 해당 상권 요리주점을 찾은 이들은 평균 5만2000원 가량을 지출했다. 업체 수는 21곳으로 지난해보다 1곳 줄었지만, 춘천시 전체 요리주점이 7% 정도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새로 생긴 후평동 은하수거리공영주차장. (사진=진광찬 기자)
    지난해 10월 새로 생긴 후평동 은하수거리공영주차장. (사진=진광찬 기자)

     

    후리단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는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업종이 연이어 문을 연 데다 주차 편의성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곳엔 최근 주점시장에서 유행하는 일본풍 선술집이 눈에 많이 띄었다. 여기에 MZ세대가 자주 찾는 탕후루 가게와 무인 사진관도 곳곳에 보인다.

    또 지난해 10월 은하수거리공영주차장이 생겨 접근성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이 일대는 좁은 골목길에 고질적인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주차장이 생기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권 내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하수거리공영주차장을 기준으로 후평사거리 방향에 소위 인기 있는 음식점, 술집들이 밀집하면서 반대쪽 우미린 아파트 방향 가게들은 상대적으로 매출 증가세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하수거리상인회 관계자는 “젊은 층들이 많이 가는 술집들이 생기고 주차장도 조성되면서 골목 초입새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골목을 따라 불과 5분만 내려와도 분위기가 확 바뀐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가게가 생기고 골목이 활성화하는 것은 좋지만, 이제는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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