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내 패싱' 춘천 관광, 내외곽 순환 상생 구조 마련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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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시내 패싱' 춘천 관광, 내외곽 순환 상생 구조 마련해라

    • 입력 2023.11.29 00:00
    • 수정 2023.11.29 14:14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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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닭갈비.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닭갈비. (사진=박지영 기자)

    올 9월, 10월 춘천을 찾은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고 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통해 분석한 결과로, 춘천의 감소 규모는 강원도 전체 감소 폭(3.7%)보다 1.9%p 더 높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해외관광객 수요가 늘어 국내 관광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지만 관광 성수기에 내방객이 준 점은 아쉽다. 이보다는 관광 지출액 감소 폭이 관광객 감소 폭보다 더 큰 게 우려스럽다.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춘천 관광객 감소는 70대 이상 여성이 주도했다. 지난해 많이 왔던 부모를 동반한 가족 관광객이 올해는 10명 중 7명만 오고 3명(28.8%)은 발길을 돌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지로 인기 있었던 국립 용화산자연휴양림, 강원숲체험장 등 자연·휴양 관광지가 30~40% 대폭 감소한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러다 보니 관광객의 춘천 체류 시간도 줄고(-1.1%) 숙박 일수도 1.56일로 전국 평균보다 0.15일 짧아졌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서비스업 시장으로 미쳐 관광객이 지역에서 떨어뜨리고 간 돈이 5.9%나 감소, 관광객 감소를 추월했다.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통해 추산한 것인데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결제액으로만 지난해보다 식음료업 분야에서 6억8607만원이 줄었다. 

    더 심각한 것은 춘천이 경기 가평군의 들러리만 서고 있다는 점이다. 시내 닭갈비 식당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남이섬을 둘러본 뒤 가평으로 넘어가 춘천 관광은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춘천이 속 빈 강정이 되는 이유를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본지 기사를 본 시민이 남긴 “닭갈비 10조각도 안 되는데 1인분에 1만6000원씩 그램 수 재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아요”란 댓글은 충격적이다. 재료비 인상 등에 따른 중량 감소에 대한 불만으로 여겨지지만, 음식값 바가지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바가지요금에 한번 등 돌린 관광객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광장시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어묵과 전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자 종로구청이 10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도 바로 이런 점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남이섬 관광객이 가평으로 가는 것은 선착장이 가평에 있는 교통의 요인이 크다. 먹거리가 있는 춘천 시내 패싱 현상은 레고랜드 등 테마파크에서도 나타난다. 시는 이들 외곽 관광지를 내부와 연결, 순환할 수 있는 상생 구조에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춘천은 닭갈비와 막국수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특히 요즘은 젊은이들이 맛집 순례에 나설 정도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이 높다. 식품안전, 바가지요금 등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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