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금리경쟁⋯“만기 짧으면 이자 더 줘요”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불붙은 금리경쟁⋯“만기 짧으면 이자 더 줘요”

    일부 은행서 단기 상품 금리 ‘역전’
    지난해 말 고금리 수신 경쟁 여파
    단기 상품 통한 상환 시기 분산 전략
    고금리 장기화에 금융 트렌드 변화

    • 입력 2023.11.07 00:00
    • 기자명 진광찬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권 수신 경쟁이 심화하면서 만기가 짧은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장기 상품보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치기간이 긴 상품의 금리가 높기 마련인데 지난해 가입시켰던 고금리 상품의 만기가 다가오자 은행들이 이를 재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은 최고금리 연 4.05%를 제공한다. 최고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만기를 6개월로 설정해야 한다. 해당 상품 만기 기간을 12개월로 가입할 경우 오히려 최고금리가 연 3.95%로 떨어진다.

    KB국민은행 ‘KB 스타(Star) 정기예금’도 연 4.0%로 책정한 최고금리를 받으려면 만기가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이어야 한다.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가 더 높은 셈이다.

     

    지난해 말 고금리 상품 만기가 도래하면서 금융권에서 단기 예·적금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 고금리 상품 만기가 도래하면서 금융권에서 단기 예·적금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상적으로 만기가 12개월인 상품에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은행권에서 단기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심화됐던 고금리 수신 경쟁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당시 끌어모았던 고객의 예·적금 만기가 도래하자 이를 재유치하기 위해 단기 상품에도 금리를 높여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고객들이 은행에 돈을 길게 맡기지 않는 경향도 한몫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자 상호금융권도 금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북춘천(본점)새마을금고는 11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5%로 올려 12개월(연 4.1%)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1년 미만 만기 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카카오뱅크는 최대 연 8.0% ‘한달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하루에 최대 3만원까지, 한달간 매일 적금하면 금리가 연 8.0%까지 올라가는 구조다. 이 상품은 출시한지 11일 만에 100만좌를 돌파했다.

    춘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현재 수신고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나오면서 만기가 짧지만, 수익이 높은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