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경기 속 신축 아파트 분양가 오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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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불경기 속 신축 아파트 분양가 오르는 이유는?

    위축된 부동산 소비 심리에도 분양가는 고공행진
    도내 아파트 분양가 1년 새 3.3㎡당 258만원 상승
    4년 전 공급 많던 시기와 비교하면 가격 격차 커
    물가 상승에 공사비 및 인건비 급등, 미분양 우려

    • 입력 2023.04.19 00:02
    • 수정 2023.04.22 00:16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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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불경기가 1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위축된 소비 심리와는 달리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줄어든 수요와 달리 분양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미분양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직전 12개월간 강원지역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당 392만1000원으로 1년 전(313만8000원) 대비 78만3000원(25.0%) 상승했다. 3.3㎡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1년 새 1035만5400원에서 1293만9300원으로 258만3900원(25.0%)이 올랐다. '국민 평형' 전용면적 84㎡ 평균 분양가가 3억3020만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강원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은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도 단위 지역 중 제주(㎡당 719만4000원)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동안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세종(㎡당 372만1000원)보다 비싸다. 전년 대비 분양가 상승률에서도 도 단위 평균(16.0%)을 뛰어넘어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공급 물량이 이어지던 4~5년 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가를 기억하는 춘천지역 실수요자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단기간의 가격 오름세다.

    문제는 부동산 불경기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도, 최근 각종 자재비와 공사 비용이 급등하면서 분양가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물가 상승 영향으로 각종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부동산 불경기에도 강원지역 신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물가 상승 영향으로 각종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부동산 불경기에도 강원지역 신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에 신축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던 2019년 당시와 현재 기준의 건설공사 표준시장단가를 살펴보면 몇 년 사이 아파트 분양가가 오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표준시장단가는 건설공사의 예정가격을 결정할 때 사용되는 기준으로,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정한다.

    건물의 수평력을 분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강관동바리(3.5m 이하)의 경우 ㎡당 단가가 2019년 7596원에서 올해 1만1465원으로 3889원(50.9%)이나 올랐다. 이는 원자재인 철강 유통 가격이 급격히 오른 탓이다. 철근을 현장에서 가공‧조립하는데 드는 비용도 같은 기간 t당 18만5493원(43.4%)이 상승했다.

    펌프차를 이용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에는 ㎥당 4024원(27.3%)이 더 들게 됐다. 타워크레인 임대료로는 4년 전과 비교해 달마다 282만6702원(28.3%)을 추가 지출해야 한다. 시멘트 벽돌쌓기 작업은 4년 전보다 ㎡당 6734원(38.7%)의 비용이 추가됐다.

    건설 현장의 인건비도 많이 올랐다. 올해 1월 대한건설협회가 공표한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공사 직종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1일 8시간 기준 24만4456원이다. 2019년 1월 당시(19만7897원) 임금과 비교해 하루 4만6559원(23.5%)이 상승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 춘천에서 공급이 예정된 신축 아파트도 성패는 결국 가격에 달려있겠지만, 최근의 침체한 시장 상황과 물가 상승세를 봤을 때 분양가가 수요자들의 기대 수준에 부합할지 의문”이라며 “실거주 목적이라면 기존 아파트를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편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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