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억원 들여 500만 그루 심은 '1억그루 나무심기' 전면 수정
  • 스크롤 이동 상태바

    360억원 들여 500만 그루 심은 '1억그루 나무심기' 전면 수정

    • 입력 2023.04.05 00:01
    • 수정 2023.04.08 00:07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선7기 역점사업이던 ‘1억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가 민선8기에 들어선 후 전면 수정됐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저감 등 기후환경 변화 대응이라는 취지와 달리 폭이 좁은 인도에 무분별하게 심어지거나 교통 표지판을 가리는 등 논란이 일어 민선8기 춘천시는 ‘기후대응도시숲’, ‘도시바람길숲’ 사업으로 변경해 수치보단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녹지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360억원을 들여 춘천시내 약 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데 그친 1억그루 나무 심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녹지화 사업에 앞서 녹지공간을 지키는 도시계획이 선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민선7기 춘천시 역점 사업이었던 1억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저감, 도시열섬 등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시민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사업 첫해인 2019년에는 75만8천 그루를 심는 등 360여억 원을 들여 지난해까지 500만 그루를 심었고, 수천만 원의 사업비로 홍보를 위한 ‘봄내림’ 브랜드와 캐릭터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민선 8기가 들어선 후 1억그루 나무심기 프로젝트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폭이 좁은 인도에 무분별하게 심어지거나 교통표지판을 가려 예산과 행정력 낭비라는 민원과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시민 의견을 수렴해 전면 수정에 나선 것입니다. 

    [이정예 / 춘천시 녹지공원과 도시숲 팀장]
    저희가 사업 자체를 중단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요. ‘기후대응도시숲’이라는 것으로 캠프페이지에 진행할 예정이고요. 그다음에 ‘도시바람길숲’이라 해서 인도 변이나 시민분들이 체감하실 수 있는 공간에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3년간 200억 원을 투입해 도심 자투리땅 등을 녹지화하는 도시바람길숲과 옛 캠프페이지 부지 3.5㏊에 대규모로 조성되는 기후대응도시숲 조성사업. 

    하지만, '1억 그루 나무 심기' 사업과 이름만 바꿨을 뿐 큰 차이가 없고, 아파트 단지 조성 등 각종 개발 사업으로 매년 수만 그루의 나무가 베이고 산이 깎여나가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은주 / 강원대학교 산림자원학 교수]
    도시계획을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아름답고 생태등급도 높은 숲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숲을 없애면서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등 역행하는 도시계획은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1억 그루 심는 것보다도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나무 심기 정책.
    나무를 심는 것만큼 자원을 아끼고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하는 도시계획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