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완의 젊은춘천] 웹3.0으로 이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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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완의 젊은춘천] 웹3.0으로 이사 가요

    • 입력 2022.11.09 00:00
    • 수정 2022.11.10 00:07
    • 기자명 낭만농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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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완 낭만농객 대표
    김수완 낭만농객 대표

    세계는 지금 웹3.0 시대로 이사 중입니다. 웹의 가장 초기 버전인 웹1.0은 유저 간 상호작용이 없는 웹을 의미합니다. 지금의 웹사이트 같은 뼈대는 있었지만 웹에 올라가 있는 영상이나 이미지 등을 하이퍼링크를 통해 이동하며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정도의 웹 기술입니다. 웹2.0 시대로 이동하면서 온라인상 유저 간의 상호 교류가 중요해졌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대표적인 웹2.0 플랫폼입니다. 이런 SNS 방식을 통해 온라인 유저 간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해졌습니다. 

    2019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온라인상의 가상세계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지자체나 기업은 오프라인 행사를 대체하기 위해 메타버스(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상을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상에 커뮤니티를 구축했으며, 물리적인 이동과 만남이 주춤하던 시기 여행사들은 랜선여행(인터넷망을 뜻하는 랜선과 여행이 결합된 말로, 온라인상에서 간접적으로 여행한다는 의미)을 서비스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가상공간상의 기술 발전과 함께 웹3.0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웹2.0과 비교했을 때 3.0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기존의 데이터가 물리적인 서버에 저장됐다면 3.0시대에선 이를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에 저장하게 됩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방식을 통해 운영자 없이 개인과 개인(Peer to Peer) 간의 거래가 가능해졌고 유저는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공개할 수 있는 ‘데이터 주권’을 갖게 됐습니다. 이처럼 웹3.0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탈중앙화’와 ‘소유’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술 동향이 바뀌어서인지 최근 정부에서도 블록체인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지원사격으로 각 지자체도 분주해졌습니다. 메타버스 기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지역 명소나 기관을 가상세계로 구축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지역의 캐릭터나 콘텐츠, 심지어 시정 비전까지 NFT(대체 불가능 토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로 발행했습니다.

    충청북도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구축한 ‘음성 백야산 자연휴양림’은 11월 7일 필자가 접속했을 당시 최근 방문자 수 3명, 누적 방문자 수 128명이라는 초라한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해 막대한 예산으로 메타버스 환경만 구축해 놓고 이를 활성화할 콘텐츠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자체들이 기술 동향에 빠르게 발맞추는 것도 좋지만 신기술을 도입할 때의 불완전성과 현재의 한계도 이해해야 합니다. 초기의 NFT 기술은 유저의 소유욕을 자극해 디지털 토큰을 수집할 수 있는 기능만을 제공했습니다. 값비싼 NFT를 소유한 유저들은 이를 통해 부를 과시하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의식을 누리기 위해 소유했습니다. NFT 시장이 활성화되며 유저들은 가상 자산인 NFT의 가치를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NFT는 2.0버전으로 진화했습니다. NFT2.0은 단순한 수집 기능을 넘어 ‘커뮤니티’와 ‘사용성’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NFT 프로젝트인 BAYC(Bored Ape Yacht Club)의 사례를 통해 NFT2.0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BAYC는 본인들이 발행한 NFT를 소유한 유저들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했습니다.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 등의 고급 정보를 공유하고 오프라인으로 만나 바다에서 함께 요트를 타기도 하는 혜택을 제공합니다. 실체가 없는 디지털 자산을 오프라인과 연결해 사용성을 제공한 사례입니다.

    지자체에서 개발한 메타버스나 NFT 사례를 보면 아직까지는 명확한 성공 사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신기술을 개발, 구축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이를 활용할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기술 변화의 큰 동향은 읽었지만 그 안의 세부적인 흐름과 니즈는 읽지 못한 것 같습니다. 

    상상력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재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 우리는 매 순간에 타당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다가오는 2023년엔 기술과 시장 그리고 정부가 힘을 합해 더 나은 미래로 함께 이사 가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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