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담대 금리가 8%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춘천에서도 아파트 매매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171건으로 춘천지역 평균 아파트 가격이 고점에 올랐던 5월(402건)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동월(512건)과 비교해도 341건(66.6%) 감소했다. 이는 2019년 9월(170건)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2019년 당시는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 청약제도 강화 등이 적용되는 동시에 춘천 내 아파트 물량 공급이 계속해서 이어지던 때다. 미분양 주택이 1000세대가 넘었고, 신축 아파트 입주율은 60%대까지 떨어지는 등 지역 부동산 거래 시장이 크게 위축됐었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표본 중개업소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한 지난달 31일 기준 강원지역 매매거래활발지수는 3에 그쳤다. 해당 지수는 100을 초과하면 매매가 활발함을, 100 미만이면 한산함을 의미한다. 시장의 거래가 한산하다는 응답이 97%였다. 현재 춘천을 포함한 강원지역 주택 시장은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아 가격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달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해제 사유 발생 거래 제외)는 132건에 그쳤다. 계약일로부터 30일 내 부동산 거래를 신고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거래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올해 9월 거래량도 152건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거래절벽이 뚜렷한 상황이다.
이달 3일 미국이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4%까지 뛰자, 24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역시 10년 만에 가장 높은 3.4%(신규취급액 기준)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COFIX는 1.64% 수준에 그쳤다.
집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대출 금리 추가 인상은 매수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경우 대출자들의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4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8월(0.75%) 이후 8번에 걸쳐 기준금리가 2.5%p 오른 점을 고려하면, 최근 1년 새 대출 이자 부담은 34조5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른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163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춘천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춘천에서 대출 없이 현금 5억~6억원 가지고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들이 거래를 터줘야 시장에서도 매물이 순환되는데, 요즘은 거래 자체가 없다 보니 급하게 이사를 해야 하는 실수요자들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발표된다면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9월 말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전면 해제됐지만 거래 실종 현상과 가격 하락, 미분양 증가, 건설 경기 침체 국면 등은 여전하다”며 “앞으로 수도권 중심권역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규제가 해제될 경우 거래 시장 정상화를 위한 동력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